[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용보증기금 노동조합이 신대식 감사에 대한 연임 반대 투쟁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신보의 업무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신 감사가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업무지시를 하는 등 직장 내 갑질을 일삼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용보증기금지부는 24일 서울 종로 청와대 앞에서 신 감사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신 감사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수준의 감사와 처분을 내려 적극적인 업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도록 했다. 또 신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 참여 인원의 97%가 신 감사의 연임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실제 해당 설문에는 신보 직원의 약 70%인 1504명이 참여했고 이 중 1495명이 연임에 반대했다.
김재범 신보 노조위원장은 "직원의 97%가 반대하는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독선과 오만"이라며 "신 감사는 신보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과잉감사를 해 직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지원 등 신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신 감사의 과도한 감사로 본 업무가 지체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금융사가 피해를 보더라도 관련 임직원에 대해 제재를 면책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조치가 신보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직원들은 신속하고 충분한 보증 지원이 필요한 시기에 업무 면책은 고사하고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보증부실에 전전긍긍하며 추후 감사를 신경써야 하고 보증심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노조에서 반대하고 있는 신 감사의 임기는 다음달 14일 만료된다. 신 감사는 산업은행 본부장,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10월 15일 신보 감사로 임명됐다. 현재 임기 만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꾸려지지 않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보 감사는 임추위가 복수로 추천해 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친 인물 중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연임 시에는 임추위를 꾸리지 않아도 된다.
노조는 연임 반대 투쟁은 물론 연임시 출근저지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신 감사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관련해 신고를 진행할 수 있을지 문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업무상 수행 범위를 벗어나는지가 관건인데 드러내놓고 직원들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것도 갑질"이라며 "인권위에 찾아가 상의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신 감사는 노조가 주장하는 과잉 업무지시가 정상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신 감사 연임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