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승계 전통' LG 구광모號 완성···구본준, 떠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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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실리콘웍스·LG하우시스 등 5개사 독립 후 계열분리
분할비율, 순자산 기준 ㈜LG 0.912, ㈜LG신설지주 약 0.088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그룹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5개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기존 ㈜LG와 신규 지주회사가 독립경영을 한 뒤 향후 LG그룹과 구본준 ㈜LG 고문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한다. LG그룹의 장자승계 전통을 이어 구광모 LG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의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는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하며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의 지주회사와 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LG의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및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가 약 0.912, ㈜LG신설지주가 약 0.088이다.

분할 후 존속회사 (주)LG는 발행주식 총수 1억6032만2613주, 자산 9조7798억원, 자본 9조3889억원, 부채 3909억원, 부채비율 4.2%가 되며, 신설 지주회사는 발행주식 총수 7774만5975주, 자산 9133억원, 자본 9108억원, 부채 25억원, 부채비율 0.3%의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다.

신설지주는 앞으로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되며, 구본준 고문이 새로운 신설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사회는 사내이사에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 사외이사에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로 구성된다. 또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된다.

LG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조속히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주사 분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된다. 

구본준 부회장.(사진=LG그룹)
구본준 부회장.(사진=LG그룹)

◇ "홀로서기로 기업가치 높인다"=LG그룹은 당분간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 지주사와 구본준 고문의 ㈜LG신설지주 양대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으로, 관련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신설 지주는 LG그룹에서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LG는 그룹의 핵심인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주력하고, 신설 지주회사는 LG상사와 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를 육성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는 전문화 및 전업화에 기반해 사업 집중력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신설 지주회사 산하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및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 및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및 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 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 경쟁력 강화로 홈 등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실리콘웍스, 판토스, LG MMA 등은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다각화된 사업 및 고객 포트폴리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로 육성해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성장을 가속화한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M&A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소규모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을 살려 시장 및 고객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외부 협력 및 인재 육성 체제, 애자일(Agile,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다.
 
이번 계열분리는 선대부터 이어져 온 LG그룹의 '장자승계' 전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은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회장 형제들이 일부 계열사를 들고 독립해왔다.

이 가운데 구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광모 LG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고문 체면을 세워주면서 그룹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절충점을 찾았다는 평가다. 

앞서 구 고문은 지난 2018년 구광모 현 LG 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하자 전통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재계에선 이번 계열 분리를 마지막으로 LG그룹의 추가 분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계열 분리에 따라 그간 LG전자와 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돼온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함께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LG는 앞서 진행된 2021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이방수 LG CSR 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방수 사장은 향후 LG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 외에도 부사장 1명, 전무 2명이 승진했고 상무 2명이 새롭게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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