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의 위기, 살 길은?
[전문가 기고]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의 위기, 살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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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예전의 대학 모습은 모두 사라졌다. 이미 취업을 위한 전쟁터이자 미래를 찾기 어려운 젊은 세대가 거쳐가는 정거장에 불과할 정도가 됐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강의로 인한 대학의 민낯이 모두 들어났다. 강의는 수강생과의 교감으로 이루어진 강의이건만 벽을 보고 재미있는 농담 한마디 하기 힘든 시간은 물론 실험실습 없이 모든 과정에 대한 인터넷 자료 준비 등 생전 처음 겪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불만은 늘고 등록금은 환원하라고 원성도 나타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이 많은 원로 교원들은 도태되고 각종 장비에 능숙한 젊은 교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준비가 가능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 모든 대학은 이미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이미 모든 대학이 대학 재정에 매달리고 있다. 12년째 등록금은 동결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입학금도 받지 못하게 교육부에서 진행하다보니 당연히 교원 봉급도 12년째 동결돼 소비자 물가도 반영 못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신세가 된 형국이다. 

그나마 돌파구로 활용한 방법이 정원 외 전형을 활용해 진행한 해외 유학생 유치의 경우도 세계로 나가는 글로벌 대학을 표명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편법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지방 대학의 일부에서는 모집한 중국이나 동남아 유학생이  무단으로 대학을 탈출하여 취업으로 빠지면서 사라진 학생들을 교원이 찾으러 다니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여기다 정부는 하향 평준화를 지향해 자사고 등의 설립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아예 똑똑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물론 대학조차도 같은 수준으로 만드는 등 이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없어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교육의 미래가 없으면 당연히 미래 인재 양성은 불가능하고 지금까지의 고속 성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등 주무기관의 각성은 기본이고 정치가들의 제대로 된 생각이 자리매김해야 그나마 희망을 건질 수 있건만 현재로서는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벌써부터 줄어든 고교 졸업생으로 사라지고 있는 대학은 더욱 많아질 것이고 향후 10년 내에 30% 이상의 대학이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미래가 없는 대학은 사라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지만 엊그제 학과가 없어지면서 아는 지인이 어쩔 수 없이 옷을 벗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고 착잡한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머리 속에 든 알고리즘부터 바꾸도록 하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 시기에 국민적 단합이 크게 요구되고 있고 더불어 국가 지도자의 현명한 판단과 실천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더불어 미래 교육에 대한 교육부의 크게 멀리 보는 시각과 현명한 판단을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더불어 교육부는 하나하나 규제하기 보다는 각 대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각종 불합리와 부정을 감시하는 객관적인 기관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유일하게 우리가 살 길이라 판단된다. 물론 대학의 제대로 된 각성도 당연한 필수요건일 것이다. 교육의 상향 평준화는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희망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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