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코로나·美부양책 '불확실성'···1090원대 박스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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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도 '촉각'
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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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14~18일) 원·달러 환율은 1090원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과 더불어 신규 재정 부양책 타결 여부가 관건이다. 다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통화완화 단행과 영국이 무역협정 없이 유럽연합(EU)과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동향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2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원 오른 달러당 1091.4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말 사이 한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낸 것이 국내 금융시장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한국도 유럽 주요국처럼 방역 강화와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원화 투자가 위축된 것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주간 단위로 상승하면서 1090원대에 재진입했다. 달러화 강세, 중국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 전환에 따른 수급 여건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도 원화 약세 심리를 부추겼다. 이번주에도 코로나19 동향이 원·달러 환율 항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에서는 이르면 1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상황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재료다. 

미국의 신규 재정 부양책이 연내에 도입될 수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당초 지난주에서 일주일 연기된 예산안 종료 시점인 18일이 부양책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인식된다. 미 정치권은 최근 연내 부양책 타결 가능성을 되살리는 듯했지만,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코로나19 관련 소송 등에서 기업에 면책특권을 주는 책임보호 조항과 지방정부 지원 문제를 두고 여전히 대립하는 중이다.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질 경우 달러화는 약세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대로 협상이 계속 교착 상태를 보이면 강달러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 

연준은 오는 15~16일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채권 매입 정책 관련 변화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매입하는 채권의 만기를 장기화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연준 내부에서 적지 않은 이견이 있지만 통화정책 성명의 채권 매입 관련 가이던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지난 11월 FOMC 의사록에서 확인됐다. 

노딜 브렉시트 위험도 주목할 요인이다. 양측은 13일을 잠정적인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막판 협상 중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노딜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하는 등 합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달러화지수에서 유로화 비중이 큰 만큼, 노 딜 브렉시트에 따른 유로화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080 ~ 1100원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11월 글로벌 제조업 PMI는 53.7을 기록했는데. 심리 지표의 특성상 글로벌 교역량 증가율에 2개월 선행하는 궤적이다. 글로벌 교역량 증가율은 5월 전년동기대비 17.6% 감소에서 9월 1.5% 감소로 낙폭을 크게 줄였다. 월초 발표된 한국과 중국의 11월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교역은 우상향의 방향성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한달동안 주요국 통화 중 달러 가치의 하락폭이 상위했다. 특히 지난주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가 지속되며 위안화 강세도 빠르게 진행됐다. 중국의 11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해 2018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지표 호조에 11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도 374억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미 무역흑자 증가 자체가 미중 관계에서 불편한 이슈다. 다만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 최근 수개월의 위안화 흐름을 인위적인 약세 유도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직 환율 방향성을 바꿀 리스크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달러 지수가 미국의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에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지수 위안화 및 원화 등 주요 통화 모두 레벨 부담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의 추가 부양책의 향방이 긍정적으로 흘러갈 경우 달러 지수의 추가 하락 시도도 가능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등 백신 접종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 FOMC 회의 내용과 브렉시트 협상 결과 등 달러 및 유로화 가치에 영향을 줄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특히 FOMC 회의에서 미국 경제 상황 평가와 이에 따른 추가 부양책 논의 여부가 단기적으로 달러화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국내외 코로나19 상황 역시 당분간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현 추세가 유지될 경우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특히 외국인 매매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은 추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추가 상승을 위한 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 백신 및 정책 기대감보다 단기적으로 이벤트 결과와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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