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깜짝' 부회장···포스트 尹 '양종희-허인-이동철' 레이스
KB금융, '깜짝' 부회장···포스트 尹 '양종희-허인-이동철'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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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계열사 10곳 중 7곳 CEO 8명 재신임···"변화보다 안정"
양종희 '유리한 고지'···'3연임' 허인·이동철 '존재감 충분'
증권 박정림·김성현 나란히 연임···손보 대표 김기환 CFO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내정자 (사진=KB금융지주)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내정자 (사진=KB금융지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신설된 KB금융그룹 부회장에 깜짝 발탁되면서 차기 후계(회장)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서 사실상 그룹 내 2인자 자리에 위치한 허인 KB국민은행장과의 후계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까지 3연임에 성공함으로써 후계구도의 밑그림은 큰 틀에서 3파전 양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KB금융지주 부회장직에 오르게 된 양 대표는 오랜기간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국민은행에 입행해 KB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 등을 담당한 양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주에서 전략기획을 담당(상무)하며 LIG손해보험 인수를 진두지휘한 성과로 전무를 건너뛰고 부사장에 오르는 파격 승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 LIG손해보험은 KB손보로 탈바꿈한 뒤 그룹의 핵심 수익원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자리를 잡았다.

양 대표와 허 행장은 인사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번번이 '포스트 윤종규'로 거론되고 있다. 두 대표 모두 1961년생으로 나이가 같고 입행 시기도 1년 차이로 크지 않다. 더구나 두 사람 모두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역량을 인정받고 있어 '용호상박'이라는 평가가 적절할 것 같다. 지난달 3연임에 성공한 허 행장은 그룹을 리딩뱅크로 올려놓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KB손보 대표로 이동한 김기환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재무·리스크·홍보·HR(인사)·글로벌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보험업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인 KB손보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 부사장이 일찌감치 주력 계열사인 KB손보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데는 허인 행장과 같은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라는 점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룹내 소수인 장기신용은행출신으로서 허 행장 체제하에서 당분간 운신의 폭이 제한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서다.    

KB금융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18일 10개 계열사 중 7곳의 임기가 만료된 CEO 11명(KB증권 공동대표) 중 8명을 유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윤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었음에도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연임이 불확실했던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가 나란히 재신임을 받았다.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사후처리 등을 염두에 둔 인사로 보인다.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던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2+1년' 임기 관례를 깨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앞으로 전개될 후계 경쟁구도의 한 축으로서 그 존재감은 충분하다. 

KB금융은 이번 인사를 통해 코로나19·저성장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던 수장들을 모두 유임시키며 '변화보단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10개 계열사 중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자산운용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등 7곳의 대표이사가 유임됐다. 모두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대표가 교체되는 곳은 △KB손해보험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등 3곳뿐이다. KB손보는 김기환 KB금융 CFO가, KB부동산신탁은 서남종 KB금융 CRO, KB신용정보는 조순옥 국민은행 준법감시인이 선임됐다. 임기는 2년이다.

앞서 언급한 KB국민카드 이 사장은 해외 진출과 자동차 할부금융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시키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2.1% 오른 163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시장점유율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이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연임된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선임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후보자는 부동산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물로 영업 및 리스크관리 역량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영업·재무·리스크관리 등 풍부한 영업현장 경험과 폭넓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KB신용정보는 규제환경 변화에 대비해 그룹 내 기반사업(Share Infra)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조순옥 국민은행 준법감시인을 후보로 선정했다. 조 후보는 그룹 내 여성임원으로 지역영업그룹대표 경력 등 영업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은행 준법감시인 시절 정도영업 내재화를 통해 은행의 호실적을 지원했다.
 
대추위 관계자는 "디지털 트렌드와 저성장 구조가 일상화되는 환경에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 본격화 등을 통해 지속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검증된 역량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 추진력,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변화혁신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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