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매물, 10월 들어 상승 전환···"세 부담 덜고, '영끌' 맞물려"
법인 매물, 10월 들어 상승 전환···"세 부담 덜고, '영끌'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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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가 전경.(사진=박성준 기자)
서울 주택가 전경.(사진=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잠시 사그라들었던 법인 매물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 풀린 법인 매물을 대부분 개인이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 세 부담을 덜어내려는 움직임과 전세난에 지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의 매수세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22일 양지영R&C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에서 법인이 거래한 물량(법인→개인, 법인→법인, 법인→기타)은 총 183건으로 직전 달인 9월 137건과 비교해 33.6% 늘었다. 지난 5월 136건, 6월 176건, 7월 306건까지 늘어났던 법인 매물은 규제가 발표되며 8월 207건, 9월 137건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10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17 부동산 대책과 7.10 대책 등을 통해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크게 늘렸다.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내년도 종부세 부과분부터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대해 종부세 공제를 폐지했다. 보유 주택 금액과 상관없이 주택을 가진 법인은 모두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 2주택 이하 법인은 3%, 3주택 이상 혹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법인은 6%를 종부세로 내야 한다.

양도세와 취득세도 높아진다. 현행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한 양도세는 기본 법인세율(10~25%)에 10%를 추가하지만, 내년부터는 20% 추가 과세되면서 최대 45%까지 오를 수 있다. 법인이 취득하는 주택에는 모두 12%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이처럼 법인 소유에 대한 세금 부담이 높아지며 줄어들었던 매물이 재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법인 물량 가운데 대부분은 개인이 받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83건의 법인 물량 거래 가운데 기타에게 거래한 1건을 제외한 182건은 모두 법인→개인 간의 거래였다. 지난 4월 법인→개인 거래가 83건에 그친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는 법인 세금 규제로 인해 법인 간의 거래가 줄고 개인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법인 물량을 받아주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10월 기준 시도별 법인→개인 간의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1205건이 거래됐다. 경기도에서 법인→개인 간 거래는 △8월 1082건 △9월 1011건 △10월 1205건 등 규제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이 364건을 기록했고 △전남 272건 △경남 254건 △충남 220건 △충북 215건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법인들이 양도세 등 세금절감과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기 위해 지방 매물들을 우선적으로 매매했기 때문이다.

양지영 소장은 "종부세 기간이 다가올수록 법인들의 매물은 점차 더 늘어날 수 있지만 개인들이 앞으로 받아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현재까지는 그동안의 영끌 등을 통한 자금마련을 해둔 개인들이 받아줬지만,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져 개인 매입의 법인 물량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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