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김경규號 하이투자증권, 중형 증권사 '표본으로'
[CEO&뉴스] 김경규號 하이투자증권, 중형 증권사 '표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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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환경에 있지만, 발 빠른 위기관리와 대응으로 사업 토대를 굳건히 해 상위권 증권사로의 도약을 다져나갈 것."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코로나19 여파가 절정이던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천명한 포부다. 불확실성 속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변화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김 사장의 의지는 하이투자증권의 괄목할 성과로 나타나면서 중형 증권사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859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473억원)과 비교해 81.6% 급증한 수준이자, 연간 전체 실적(849억원)을 웃돈다. 이 추세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000억원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주요 증권사가 그랬듯, 하이투자증권 역시 코로나발(發)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올 1분기 순이익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167억원) 대비 21.6% 뒷걸음했다. 하지만 이내 반등하며 2분기 350억원, 3분기 378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전통적 강점인 기업금융(IB)·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문을 필두로 채권운용, 자기자본투자(PI) 등 다방면에서 선전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점이 최대 실적에 주효했다. 여기에 비교적 약점이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동학개미'에 힘입어 두 배 이상 개선된 점도 호실적에 일조했다.

이로써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그룹의 순이익 기여도에서 31.1% 비중을 점하며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김경규 사장 취임 첫 해인 2018년 말 12%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25.9%로 두 배 이상 뛰었고, 올 3분기 30%마저 넘어섰다. 

김 사장은 올 초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자기자본 '1조원 클럽'에 합류, 각 핵심사업의 성장 지원과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ECM(주식자본시장) 사업조직을 신설·재편하면서 종합IB 기반을 확보하고, 개인 디지털금융 및 에쿼티(Equity)운용 사업 확장 등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특히 신탁·랩(wrap) 운용자산이 급성장하며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 점도 주목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9월 DGB금융에 편입되면서 신탁·랩 영업에 집중한 결과 1조8000억원이던 운용자산이 10조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랩어카운트 수탁고도 3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110배 급증했다. 

이처럼 중대형사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은 김 사장은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앞서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에이치엘비와의 300억원대 소송이 변수가 될 것이란 일각의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충분히 상쇄한 것이다.  

김 사장은 사장 선임 당시 업계 대세인 'IB 전문가'가 아닌 '영업통'이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 다각화를 무리없이 이끌면서 1년 더 수장을 맡게 됐다. 내년에도 코로나19 풍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투자증권 김경규호(號)가 어떻게 순항해 중형 증권사의 표본이 될지 업계는 자못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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