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2021년은 어떨까
[홍승희 칼럼] 2021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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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상황으로 2020년 전 세계 경제는 추락했다. OECD 회원국 중 성장률 1위인 한국경제마저 1.1%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산되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그나마 미`중 무역분쟁 중인 중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2%대의 플러스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이런 실적조차 그 이전에 비하면 적어도 4%p 이상의 성장률 추세 하락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그렇다 하고 우리가 궁금한 것은 2021년 새해에는 어떨까 하는 점이다. 아직 전 세계 경제전망은 당분간 혼돈상태를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전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은 정부의 낙관적 종합전망뿐만 아니라 무역협회도 올 한해 수출증가율을 6%대로 잡는 등 희망적 전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적 경제기구 보고서들에서도 한국이 세계적 경기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어 한국경제는 지난해의 어두운 터널을 가장 먼저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역시 팬데믹 종료 시점이다. 백신이 몇 가지 개발되고 한국산 코로나19치료제도 개발 완료돼 긴급승인절차에 들어갔지만 아직도 팬데믹 상황이 언제 종료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가장 선제적인 방역으로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의 경우도 정부 목표가 2, 3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서 8, 9월 쯤 집단면역에 이르는 것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는 그보다 더 긴 시간 긴장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의 생산, 보급 및 접종까지의 전 단계에서 기대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어쨌든 2021년을 2020년보다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적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 운항대수가 대폭 줄었던 화물선박들이 다시 발주되기 시작했고 OECD의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11월 중 적어도 8개국 정도에서는 100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노르웨이와 더불어 8개월째 경기 선행지수 상승을 지속했고 한국의 경우 유일하게 4개월째 확장국면에 든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한국을 필두로 전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가능하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에서도 많은 영세업체나 자영업자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개인가계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일단 전 세계적 재앙 앞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상황은 나았다는 위로를 우리 스스로에게 보낼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는 효과가 약화된 낙수효과가 적어도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 국면에서는 다소 증대될 가능성도 기대해봄직하다.

일단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대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로 팬데믹 이후 상황에 대비해 놓은 데다 방역 성과로 제약과 의료 등 바이오산업 부문에서 신뢰가 높아진 점도 경제회복에 큰 힘이 될 전망이어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시기적으로 앞선 회복세를 기대해보게 만든다.

지난 몇 년간 주목받던 한국의 IT 기술력은 특히 팬데믹 시국에서 더 두드러져 보여 세계시장에서의 입지가 강화됐다. 또한 농산물, 식품, 생필품 등에서 그동안 기술 성장 정도를 국내에서는 크게 실감하지 못했었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뜻밖에 세계적 관심을 받은 분야들도 여럿 나타났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경우는 IT기술 확산과 결합돼 보다 폭넓게 그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며 문화산업 자체의 비중을 키우는 것에서 나아가 국가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반도체 공습과 중국의 배타적 시장정책 등으로 각성한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협업을 늘림으로써 국내 기업생태계가 건강해진 점도 한국경제에는 상당히 희망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

경기회복의 시기는 앞으로 몇 달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나 개인 가계부문에서는 고통의 시간이 월등히 길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빛이 보이는 새해의 출발이다.

그러나 늘 희망과 기대 앞에 남은 짧은 시간을 버텨내는 게 가장 힘겹다. 마지막 순간에 스러지지 않도록 살피는 정책적 지원이 가장 긴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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