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가 제시한 올해 화두 '지속 성장'·'신뢰 회복'
증권사 CEO가 제시한 올해 화두 '지속 성장'·'신뢰 회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전략의 키워드는 '지속 성장'과 '신뢰 회복'으로 압축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냈던 기세를 이어가는 한편,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그간 실추됐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올해도 불확실성 여전···강점 십분 활용"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증권사들은 '동학개미'들이 대거 유입된 데 힘입어 최대 실적 행진을 펼쳤다. 하지만 CEO들은 올해도 코로나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이라며 위기 극복에 골몰하고 있다. 이에 가장 강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는데, 우리가 열심히 해 이룬 부분도 있지만, 시장 영향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올해 시장은 이를 장담하기 어려워, 리스크 관리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아직은 초대형 증권사와 맞붙어 경쟁할 수는 없지만, 힘을 더 키워 차별화된 니치 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을 찾아 우리들만의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비슷한 규모 증권사 14개사 중 자기자본이익률(ROE) 외 절대 이익 규모에서도 최상위권에 도달한 지난해 기세를 몰아 올해 1등 중형 증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도 코로나19 영향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 성과를 시현한 기세를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해외에 직접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확실히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자"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처럼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회사마다 리스크 관리 능력에 차이가 난다"며 "철저하게 리스크 관리에 기반을 두고 모든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고객 서비스, 조직관리, ESG경영 등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 창사 21년 만에 최대 실적이라는 기염을 토했던 한양증권 임재택 사장도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집중해 강소 증권사를 넘어 최고 증권사 행보를 내딛자고 역설했다.

임 사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서 절대적 자본력 열세에도 '독창적 전략'으로 공간을 창출해 최고의 실적을 낸 것은 잘한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던 좋은 실례"라며 "현재의 기류를 감안할 때 리테일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인데, 지금부터 착실하게 기반을 다지면서 경쟁력을 점차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객 최우선' 삼아 신뢰 회복 만전

지난해 증권사 저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지만, 그 이면에는 라임·옵티머스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신뢰가 크게 낮아지기도 했다. CEO들은 이를 의식한 듯 올해 고객 중심의 경영체계와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등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지난해 옵티머스 사태로 홍역을 치른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사모펀드 이슈로 고객분들께 큰 심려를 드렸을 뿐 아니라 우리 모두 고통을 겪어오고 있다"며 "'신뢰 가능성'은 고객의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다"고 언급했다. 

정 사장은 "고객을 위해 일한다는 진정성을 증명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고객의 수요와 목표를 고객보다 더 잘 알아야 하고 최고의 콘텐츠와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고객에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임 사태에 연루돼 세간의 비판 대상이 된 KB증권 김성현·박정림 각자대표 역시 고객 중심 사고와 엄격한 윤리의식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을 힘주어 말했다. 특히 내보통제를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두 대표는 "신설된 리스크심사본부, 내부통제혁신부 그리고 기존 통제 관련 부서들은 전사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체계에 이러한 가치들이 반영되고 작동될 수 있도록 원점에서 진단하고, 적극적인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유관기관들도 업계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 업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 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해 시행 예정인 '금융소비자보호법' , '고난도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방안'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큰 틀로 안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재 운영 중인 '증권시장 불법 집중대응단'의 적극적 활동을 통해 불법행위는 반드시 적발·처벌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도입 등 제재의 실효성을 제고하겠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