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發 충격에 韓 금융시장 '검은 목요일···주식↓·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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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사흘 연속 '팔자'···개인만 2조 '사자'
원·달러 환율 1120원 목전···10개월 만 최대 상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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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2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악재에 크게 출령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1~2%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절정이던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3.51p(1.71%) 내린 3069.05로 사흘째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7.58p(0.24%) 하락한 3114.98에 출발한 직후 낙폭을 확대해 나가며 장중 2.43% 급락, 3046.64까지 고꾸라졌다. 이후 막판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며 3070선 목전에 마감했다.  

매매추체별로 사흘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1조5732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부진을 이끌었다. 기관도 금융투자업계와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382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도 2조원 가까이(1조9395억원) 사들였지만, 급락을 방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세계 증시는 미국 연준발 충격에 위험회피 성향이 극도로 확대됐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기존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유지 의지가 재확인됐지만, 연준의 경기 판단이 이전보다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 3대지수도 일제히 2%대 하락했다.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현 수준에서 유지(0.00~0.25%)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정책결정문에는 최근 코로나19의 타격이 심한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활동 및 고용 회복 속도가 완만해졌다는 점과 경제의 경로가 백신 접종 경과에 달려 있다는 표현이 추가됐다. 공중보건 위기의 부정적 영향과 관련해서는 '중기적(medium term)'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휘청였다. 홍콩항셍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817.84p(2.79%) 떨어진 2만8479.69로 마감했다. 중국상해종합지수(-1.91%), 대만 기권지수(-1.82%), 일본 닛케이225지수(-1.53%) 등도 동반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주는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2.22%)와 SK하이닉스(-4.28%)이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삼성바이오로직스(-1.30%), 삼성SDI(-2.79%), 현대차(-2.85%), 카카오(-1.51%)도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LG화학(1.08%)과 NAVER(3.95%), 셀트리온(1.67%) 등은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68곳)이 상승 종목(113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9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24.69p(2.50%) 하락한 961.23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일보다 5.22p(0.53%) 내린 980.70에 출발하자마자 2%대까지 하락폭을 확대했지만, 이내 97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내리막을 타며 3% 가까이 이날 기록한 낙폭은 지난해 10월30일(2.61%) 이후 최대치다. 

FOMC 결과에 대한 실망감은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5.2원 오른 달러당 111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대비 5.0원 오른 1109.4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장중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상승폭만 따졌을 때 이날은 지난해 3월 23일(20.0원)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부 투자은행은 "백신 접종 확대와 추가 재정 부양책 도입이 중기적 하방 위험을 상쇄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FOMC의 '중기적' 표현 삭제를 다소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아직도 경제에 상당한 위험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매우 불확실하고, 앞으로도 힘든 시기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경기부양책과 관련해선 "재정지출의 규모나 방식은 의회와 행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파월 의장이 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힘이 실렸다. 

소병은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이 지난 FOMC 성명문에서 (미국 경기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언급한 점과 달리 이번엔 경기 회복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금융시장 위험회피 심리에 일조했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1%를 하회하며 0.99%까지 저점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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