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잡아라' 당국 경고에···은행, 대출금리 0.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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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총량관리→대출 우대금리 축소 행렬
예금금리는 0%대···1억 넣어도 이자 月 7만원 안돼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일반 신용대출금리는 8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올랐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연 0.50% ) 기조에도 되레 금리가 오르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엄중히 경고하자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11월(2.71%)보다 0.03%p 오른 연 2.74%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0.50%로 유지되면서 6월부터 8월까지 석달째 역대 최저로 내려갔지만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대출 주체에 따라 기업대출 금리가 2.72%에서 2.73%로 0.01%p, 가계대출 금리도 2.72%에서 2.79%로 0.07%p 상승했다. 가계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 9월부터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보증대출이 주지표 금리가 오르면서 각각 0.03%p 상승했다. 특히 일반 신용대출금리가 한 달 새 0.49%p(3.01→3.50%)나 뛰었다. 이는 2012년 9월(0.66%p)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팀장은 "11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방안 시행으로 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비대면 대출이 크게 증가하며 신용대출금리가 하락했다"면서 "12월에는 저금리 비대면 신규취급액이 급감하면서 금리도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또 "우대금리 축소를 비롯한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총량 관리 노력의 영향"이라고도 했다. 

실제 지난달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은 급격하게 늘어난 신용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 효과가 있는 우대금리 축소를 내세웠다. 우리은행은 주거래 직장인대출의 최대 0.6%의 우대 금리를 0.3%로 낮췄다. 농협은행도 올원직장인대출과 올원마이너스대출의 우대 금리는 최대 0.3%에서 0%로 없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우대금리 축소 행진에 합류했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각각 최저 연 2.44%, 연 2.89%로 인상했다. 나란히 0.2%p씩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고신용자 대상 대출금리를 각각 0.1%, 0.25%p 인상했다.

은행들의 노력에도 이례적인 대출 급증세는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 7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으로, 올해 들어 4영업일 만에 4534억원 늘었다. 은행권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이른바 '빚투'(대출로 투자) 우려가 커지자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을 소집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가 주식과 부동산의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대 대출금리 인상, 특히 신용대출금리 인상이 이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0.9%로 11월과 같았다. 통장에 예금 1억원을 넣어도 세금(15.4%)을 제외하면 한 달에 7만원도 받기 힘든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84%p로 11월(1.81%p)보다 0.03%p 늘었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와 총대출금리는 각 0.75%, 2.80%로, 역시 예대마진이 11월(2.02%)보다 0.03%p 많은 2.0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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