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대공황 정말 올까
[홍승희 칼럼] 대공황 정말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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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시가 꽤 요란하다. 설 연휴 직전 코스피 지수는 3,100을 넘어섰고 개미투자자들도 275000억을 쓸어 담으며 거의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물론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한국경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까지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보니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의 속도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스럽다.

이런 뜨거운 증시 동향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고 미국 증시도 꽤 달아오르는 듯하다.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 경기가 추락하는 광경은 대중적으로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고 재테크에 더 높은 관심을 갖게 만든 까닭이 있겠다.

게다가 미국을 필두고 추락한 경기를 추스르기 위한 각국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경쟁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증시를 통한 선제적 투자가 일어나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현상이다. 문제는 유동성 과잉시대에 개인이든 기관이든 투자자들이 증시로 과도하게 몰릴 경우 그에 따를 문제들에 대한 대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신대공황이라는 책이 등장하며 이런 분위기에 염려를 보내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기관투자자나 헤지펀드 등의 대량 공매도와 이에 반발하는 소액투자자들의 집단적인 방어매수가 나타나는 현상도 상황판단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대형 투자펀드들에 의한 대량의 공매도가 국내에서는 소위 동학개미라 불리는 소액투자자들의 반발 집단매수를 부르고 뉴욕증시에서는 일명 로빈훗 트레이더들이 게임스탑에 대한 대형 투자펀드들에 저항해 비슷한 형태의 반발매수 운동이 등장한다. 공매도가 주식시장 과열을 방어하는 기능을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집단적 매수대열에 합류하는 소액투자자들은 이를 위험한 투기행위로 보는 시각이 강한 듯하다.

IMF는 최근 동향을 보며 공매도 해제를 권유했다. 그러나 개미들은 아예 공매도 폐지를 청원하고 나섰다. 며칠 전 기록으로 청원자 수가 20만 명을 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공매도야말로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형태이지만 이를 빛과 어둠으로 보자면 어둠의 속성이 더 강하다. 결국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그림자를 어디까지 허용하느냐는 논쟁의 주제가 될 법한 대결이 지금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유동성 과잉시대에 이런 주식시장의 공방이 치열해질수록 필연적으로 버블이 커질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거기 더해 요즘은 전세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신산업 기업들이 투자자금 끌어당기기 차원인지 이런 버블 키우기를 적극 주도하는 듯한 의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수소차 신기술을 내세우는 니콜라의 경우 실물도 없이 언론플레이만 극성인 현실이 점차 그 진의에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런가하면 최근 애플카를 내세운 애플의 발걸음도 꽤 의심스럽게 보인다.

과연 애플카에 대한 진정성을 믿어도 될까 싶은 여기저기 찔러보기 식의 행동들이 이어진다. 국내에서도 이미 현대`기아차를 대상으로 협상을 하니 마니 하다가 딴소리하며 발을 뺐지만 다른 외국 완성차업체들에게도 여기저기 집적댄다는 소식들이 잇따른다.

그 탓에 한국 증시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한바탕 요동을 쳤다. 이게 다른 나라라고 얼마나 사정이 다를까 싶다.

친환경 미래차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는 와중에 환경론자인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은 이런 흐름에 기름을 끼얹었으니 주식시장 또한 이에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반응이 뜨거워질수록 이에 편승한 기업이나 투자 자본들의 투기적 행태 역시 등장하는 것이 낯설지만은 않다.

이런 움직임들은 실물경제로 이어지지 못할 때 필연적으로 버블을 불러온다. 게다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각국 정부의 출혈적 재정팽창은 이 버블을 더 키울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지금 매우 전투적으로 신사업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고 이는 일정 정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여유자금 없이 투자만 밀어붙이다가 자칫 대공황 시대가 들이닥칠 경우 기업 생존이 위협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비책 또한 필요해 보인다. 어쩌면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단위에서도 심각한 위기를 겪을 것에 대비해야 할 시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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