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온라인서도 주주 답변···사외이사 연임안 통과(종합)
[삼성전자 주총] 온라인서도 주주 답변···사외이사 연임안 통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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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반대' 박병국·김종훈 사외이사 연임, 김선욱 감사위원 선임 가결
특별배당성격 1578원 더해 보통주 주당 1932원, 우선주 주당 1933원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215만명의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 개미'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사내이사 3인을 재선임하며 '3각 경영 체제'를 이어간다.

사외이사에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이 재선임됐다. 감사위원 선임에는 법제처 처장을 지낸 김선욱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의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와 기관투자자, 김기남 대표회사 부회장를 비롯한 주요 임원 등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작년 '동학 개미운동' 이후 주주 수는 215만명(2020년 말 기준)까지 급증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전자투표 제도, 올해 처음 도입된 온라인 중계 등으로 주총장에는 9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코로나19 전파 등을 우려해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 '박수 통과' 대신 모든 안건에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상정됐으며, 모두 가결됐다.

특히 '사외이사 재선임'에 관한 안건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부결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관심이 쏠렸는데 이날 주총에서 해당 안건은 가결됐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박병국 교수, 김종훈 회장, 김선욱 처장 등 삼성전자 사외이사 3인 재선임 안건에 대해 고객사들에 반대투표를 권고한 바 있다.

ISS는 해당 사외이사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재판 기간에 선임돼 활동하면서도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의 재선임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는 상황이 처음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찬성 의견을 내면서 사외이사 재선임은 무리 없이 통과된 것으로 보인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액은 550억원으로 확정됐다.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재무제표 및 이사 보수한도를 원안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36조8069억원, 영업이익 35조9938억원, 당기순이익 26조4078억원을 달성했다. 

현금배당은 기존 결산 배당금에 잔여재원 10조7000억원(1주당 1578원)을 특별 배당 성격으로 더해 보통주 1주당 1932원, 우선주 1주당 1933원으로 확정됐다. 보통주 시가 배당률은 2.6%, 우선주 시가 배당률은 2.7%다. 이번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금 총액은 13조1243억여원이다. 배당금은 주주총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지급된다. 

또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 간 정기 배당 규모를 기존 9조6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하고, 매년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의 50% 범위 내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를 추가로 환원하기로 했다. 

주총 의장으로 나온 김기남 부회장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5G, AI, IoT, 클라우드(Cloud), 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주총은 온라인 중계 시스템과 사전 온라인 질문이 도입된 것도 특징이다. 김기남 부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이날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뿐 아니라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주주 질문에도 답변했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주총이 열리면서 정부의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한 조치들도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원컨벤션센터 3층(3040㎡)만 대관해 주총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주주 숫자가 작년보다 4배가량 늘어난 것을 고려해 1층(7877㎡)까지 대관했다. 원래 7000석 이상 가능한 면적의 공간에 1200석의 좌석만 배치했다. 주총장 내부에는 2m 간격으로 떨어져 의자를 배치했고, 주주들이 발언할 때 사용한 마이크는 일회용 덮개를 부착했다.

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10명은 주총장에 설치된 임시 진료소 3곳에서 의심환자를 선별하고, 발열이 의심되는 주주들은 따로 설치된 천막에서 중계를 보며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한편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주총장 주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직 해임과 사내·사외이사 재선임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직에서 퇴진하라", "이사회는 불법 옥중경영 방치말고 해임 의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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