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서울 아파트값 하락···일시적·추세 전환?
'억'소리 나는 서울 아파트값 하락···일시적·추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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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은 공급정책에 가격 급등 따른 부담 '숨고르기'
"금리상승에 매수위축·보유세 등 본격조정" 관측도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pixabay)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pixabay)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2.4 공급대책에 따른 공급 확대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추세하락이라기보다는 가격 급등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본격적인 조정기에 진입했다는 소수 견해도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 건수는 1월 18.0%(전체 2441건 중 493건)에 불과했으나 2월 24.9%(1천669건 중 415건)로 늘어났다. 3월(1∼17일 기준)은 38.8%(281건 중 109건)로 증가세가 더 커졌다.

가격이 내린 단지는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 확인된다.

재건축 대표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은 가장 최근인 이달 2일 23억2000만원(6층)에 계약서를 써 직전 거래인 지난달 24일 24억5000만원(6층)보다 1억3000만원 낮은 값에 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도 이달 6일 31억5000만원(32층)에 매매되며 직전 거래인 지난달 3일 35억원(11층)과 비교해 10%(3억5000만원) 떨어졌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5차e편한세상 158㎡의 경우 이달 3일 18억3000만원(7층)에 매매돼 직전인 1월20일 20억원(2층)보다 1억7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강남권은 연초부터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로 집값이 뛰고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격을 조금 내린 매물이 거래가 되고 제값을 받겠다는 집은 거래가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강남권 다음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나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에서도 가격이 내린 거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용산구 문배동 용산KCC웰츠타워 84㎡는 이달 8일 10억6000만원(14층)에 매매돼 가격 상승이 한창이던 작년 말(12억2500만원)보다 가격이 1억6500만원 떨어졌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114.6㎡는 이달 2일 14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되며 지난달 21일 14억7000만원(9층)보다 4000만원 낮은 값에 팔렸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차(고층) 45.9㎡의 경우 이달 12일 5억5000만원(12층)에 계약서를 써 직전 거래인 1월 27일 6억2000만원(13층)보다 7000만원 내려갔다. 구로구 오류동 경남아너스빌 84.9㎡는 지난달 4일 7억7200만원(17층)에 신고가 거래 뒤 한 달여 만인 이달 2일 7억4700만원(20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2.4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 0.10%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6주째(0.09%→0.08%→0.08%→0.07%→0.07%→0.06%) 상승폭이 둔화했다.

그동안 치솟기만 하던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도 이달 들어 진정되는 분위기다. KB 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는 이달 첫째주 96.2로 올해 들어 처음 100 아래로 떨어진 뒤 둘째주 90.3, 셋째주 82.4로 3주 연속 100 미만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매매 시장에서는 매물도 점차 쌓여가고 있어 그동안 매도 우위였던 시장이 매수 우위로 점차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6219건으로 한달 전(2월21일)과 비교해 14.3% 증가했다. 도봉구(24.4%)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동대문구(22.7%) △노원구(22.1%) △서대문구(21.8%) △은평구(19.4%) △관악구(18.3%) 등 순이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공급대책으로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매수 심리가 안정되며 집값도 안정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기조적인 변화에 진입했다기보다는 잇단 공급대책과 6월 보유세 부담 등을 앞둔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수 전문가들은 추세전환에 따른 하락이라기보다는 '숨고르기'로 보는데, 그 이유는 그동안 아파트값이 너무 빨리 많이 올랐기 때문에 더 오를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는 데서 찾는다.

다만, 소수의견이지만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기대와 최근 금리 인상 움직임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고, 공시가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날 경우 본격적인 조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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