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응급수술'···삼성, 우울한 창립 83주년
'이재용 구속·응급수술'···삼성, 우울한 창립 83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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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이 83주년 창립 기념일을 조용한 분위기 속에 보냈다.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지만 총수의 실형과 병환이 겹쳐 더욱 무거운 분위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그룹 창립 83주년을 맞았지만 별도의 대외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삼성은 1938년 3월 1일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이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설립한 삼성상회(현 삼성물산)가 모태다. 삼성상회는 당시 청과물과 건어물 등을 파는 무역업을 했다. 1951년 사명은 삼성물산으로 변경했다.

이후 삼성은 1987년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타계로 총수에 오른 이건희 회장이 창립 50돌이던 이듬해 3월 22일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매년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았다.

그러다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별도 기념 행사를 생략해 왔다.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일 역시 삼성물산(상사부문)의 설립일로 의미가 축소됐다. 특히 2018년 창립 기념일에는 고 이 회장이 와병 중이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석방된 직후라 암울한 하루를 보냈다.

올해도 3년 전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구속되면서 삼성은 또 다시 총수 부재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19일엔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이 급성 충수염으로 응급 수술까지 받는 상황이 겹쳤다.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진 질병으로, 맹장 끝인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에 있으며, 삼성은 경과를 차분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충수염 수술 후 회복까지 통상 1주일 정도를 예상하지만 이 부회장은 충수가 터져 이물질이 복막으로 확산한 상태여서 이보다 회복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가운데 사흘 뒤인 오는 25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사건 관련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은 정식 공판인 이날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해야 한다. 

다만 이 부회장이 현재 병상에 있는 상황인 만큼 재판이 연기될 가능성이 나온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이 부회장의 수술 경과와 건강 상태를 감안해 재판부에 공판 기일을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조만간 재판 기일 연기 여부를 판단해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찰과 피고인 등 당사자들에게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삼성은 이 부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뉴 삼성'을 향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구속 수감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을 향해 "제가 처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하지만 여러분께서는 묵묵히 일하며 삼성을 굳건히 지켰듯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마음이 돼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남긴 바 있다.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물산은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사업부문별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고정석 삼성물산 대표는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회사로 지속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도 반도체(DS)와 무선(IM)사업부를 중심으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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