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중국이 북한으로 진군한다면
[홍승희 칼럼] 중국이 북한으로 진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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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아시아 상황은 매우 어수선하다. 미중 간에는 무역분쟁에서 시작된 갈등이 동지나 해상에서의 무력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러운 일들이 이어지고 중국의 해상패권 장악을 위한 무력시위에 인접한 동남아 국가들도 긴장상황을 보이고 있다.

대만을 지렛대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전략에 중국은 대만 침공을 할시 먼저 일본내 미군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미 가스전을 현지에 개발한 한국도 적잖은 관련돼 있는 미얀마 사태에 유엔 개입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민간인 학살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평화유지군이 됐든 한`미를 포함해 이번 각국 참모총장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12개국 특수부대 파병 얘기도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 와중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아직 표면적인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에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는 바람에 상황이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미국은 간편하게 무력행사를 말하는 모양이지만 한국으로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순간 지난 70년간 일궈놓은 성취는 잿더미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자동개입의 명분이 있는 중국에게 날개까지 달아주는 일이 될 것이다. 중국은 그런 경우의 수를 기다리고 있겠고 어쩌면 미국 또한 그런 중국과 이해가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즉, 중국이 제시했던 북한 분할 시나리오가 미국 입장에서도 군침 도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 민족의 통일은 영영 물 건너가고 한국은 영원히 이 작은 섬처럼 대륙과 고립된 남한 땅에 갇히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상대하기 버거우니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이 북한 땅을 나눠먹도록 구경만 해야 할까.

우리 헌법은 물론이고 듣기로는 북한의 헌법도 그렇다던데 양쪽 모두 상대의 영토까지 포함한 전체가 ‘우리 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을 토대로 본다면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 한민족 이외의 나라들이 땅을 차지하려 든다면 이는 명백한 침략행위다.

그런데 이제까지 미국이 지켜주니까 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갖고 있어도 문제없고 미국 무기 사서 쓰는 게 효율적인데 무엇 하러 국산 무기 개발하느라 막대한 돈 쓰느냐고 예산을 두고 압박하던 국내 일부 정치인들은 이 경우 또 무어라 할까. 또 러시아, 중국과도 수교한지 수십 년이나 지나고 또 그들 나라가 우리의 중요한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한 지금까지도 툭하면 빨갱이 타령이나 하는 이들이 대북 지원은 곧 퍼주기라며 세상 제일의 원수 대하듯 했으니 과연 북한 붕괴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어느 나라가 북한 땅에 대한 한국의 점유권을 인정해줄까.

누군가 북한을 굳이 공격하지 않아도 실상 경제제재가 지금처럼 지속되면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이나 서구 사회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오래 버티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르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 지금 북한이 보이는 과격한 메시지들이 그런 극도의 불안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세들 입장에서야 북한 내에서 기아가 얼마나 심각하고 전염병이 어느 정도 번지고 있든 그들이 아픔이 아니기에 막바지까지 북한을 압박한다는 전략이지만 적어도 민족의 통일을 바라는 한국 입장에서는 통일 이후까지 바라보며 지금 북한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더구나 북한 내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즉각 자동개입 조항을 명분으로 중국이 북중 국경을 넘을 것이기에 한국은 그 이전에 북한과의 관계를 적어도 중국보다 앞선 관계로 만들어야만 한다. 중국이 지금보다 비대해지는 것도 우리에겐 위험이 증대되는 일이고 그렇다고 한반도 내에서 미중간 전쟁을 벌이게 두는 것은 더 해롭다.

한반도 내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얼씨구나 하고 개입하려 들 일본과 틀림없이 숟가락 들고 달려들 러시아까지 생각하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6.25 전쟁이 참호했던 사실이나 그 전쟁이 시작이 북한의 남침에서 시작됐다는 원한은 적어도 지금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위해 묻어둘 때가 됐다. 우리가 주도하는 한반도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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