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현주소上] 하루에만 22조원 거래···'코린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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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량, 22조6530억원
광풍 한동안 지속 전망···잠재적 투자자 많아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상화폐 광풍이 다시금 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비트코인은 몸값을 높이고 있고, 그 열기가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시장으로까지 이전해가는 양상이다.

광풍에 힘입어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시장은 국내에서만 하루에 수십조원이 오갈 정도로 대폭 성장했다. 극심한 시세 변동성에도 '한탕'을 노리는 코린이(코인+어린이)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전례 없는 과열 양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의 거래대금은 최근 24시간 약 22조653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3월 일평균 개인 투자자의 거래금액(19조1403억원)보다 18%가량 많다.

올해 가상화폐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은 단기간에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마스터카드, 페이팔, BNY멜론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하는 등 가상화폐 포용에 나섰다는 소식에 단기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3일 8000만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규제 리스크'로 700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출렁이고 있지만, 지난해 말 3000만원선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도 안 돼 4000만원 이상 뛰었다.

최근엔 가상화폐 시장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몰려들고 있다. 특히 2030세대 코린이의 유입세가 심상찮다. 부동산 등 기존 투자처보다 낮은 진입 문턱에 '한방'을 노리는 코린이들이 부쩍 늘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4대 거래소에서 받은 투자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모두 249만5289명으로, 그중 2030세대가 60% 넘게 차지했다.

가상화폐 열풍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곳은 국내 거래소들이다. 거래량이 적어서 침체기를 겪었던 2019년에 비해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74억5000만원으로 전년(130억9000만원)보다 873.5%나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당기순이익도 477억1000만원으로 308.9% 늘었다. 최근 기준으로는 24시간 거래대금에 거래소들의 수수료율을 따져보면 하루 매출만 각각 100억원가량이다.

업계에서는 가상화폐 광풍이 쉽사리 사그라 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곳곳에서 나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위험 요소로 꼽히는 '널뛰는 변동성'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는 데다 3년 전 가격 폭락 이후 지금 급등하는 모습을 겪으면서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들 가상화폐로 돈을 벌고 있는 동안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잠재적 투자자들도 상당하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를 '법정화폐를 대신할 것'이라는 잠재적인 성장성을 보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가격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되레 가격이 내려갈 때를 기다려 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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