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기대감에···서울 청약 대기 수요 더 늘었다
'로또 청약' 기대감에···서울 청약 대기 수요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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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서울 1순위만 9만6천명↑ 
전문가 "서울 '로또'···올해도 경쟁 치열"
서울 아파트 단지 일대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아파트 단지 일대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전국적으로 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을 갖춘 가입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에서만 10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인해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증가분은 44만3983명으로 절반 이상인 26만2792명이 수도권 가입자였다. 특히, 서울에서만 전 분기(4만5334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9만6114명이 1순위 자격을 갖췄다.

이처럼 서울 청약 경쟁에 수요자들이 쏠리는 이유는 소위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주변 단지 시세보다 수억원가량 저렴하게 분양되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주변 시세보다 약 3~4억원 저렴하게 분양됐던 서울 강동구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청약 1순위에서 평균 경쟁률 255.5 대 1을 기록하며 수요자들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매물 잠김' 현상도 청약 경쟁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대출을 최대한 받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을 해서 매수를 하려고 해도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서울 내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12월 7522건에서 올해 △1월 5770건 △2월 3853건 △3월 3459건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를 통해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했던 정부의 방향과는 다르게 가고 있음을 뜻한다. 다주택자들은 오는 6월1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매물을 내놓는 대신 '증여'를 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증여는 2019건으로, 전달 933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전달보다 약 6배 급증한 812건을 기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종부세를 올린 만큼 양도세를 한시적으로라도 완화해줘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올 텐데, 둘 다 중과되니 증여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의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봤을 때, 지금 여러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로또 청약, 매물 잠김 등의 이유로 서울 아파트에 대한 청약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올해도 서울에서 청약 경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가장 큰 이유는 인근 시세와 분양가의 차이로 생기는 '로또'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주택 시장에 매물이 없는 것도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데 이유가 될 수 있다"면서 "서울 아파트의 높은 매매가에 비해 분양가가 훨씬 낮기 때문에, 철저하게 청약 점수 관리를 하며 준비해온 수요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축보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은 것도 치열한 청약 경쟁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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