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현지시간 23일 뉴욕증시는 주요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자본소득세율 인상 추진 소식에 급락했던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27.59p(0.67%) 오른 34,043.4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5.19p(1.09%) 상승한 4,180.1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8.40p(1.44%) 오른 14,016.8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및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IHS 마킷이 발표한 미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60.6으로, 전월 확정치 59.1와 시장 예상치인 60.5를 모두 웃돌았다. 이날 수치는 2007년 지표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다. 같은 기간 미국 서비스업 PMI도 63.1로, 전월 확정치 60.4에서 상승하며 2009년 지표가 수집 이후 가장 최고치를 보였다. 시장 예상치인 60.5를 큰 폭 상회한 수치다.
유럽 역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연한 경기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유로존 제조업 PMI는 63.3으로 1997년 자료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서비스업 PMI도 50.3으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긍정적 경기지표가 발표되면서 전일 전해진 자본소득세 인상 추진으로 인한 증시의 충격은 하루만에 가라앉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연간 100만달러 이상 금융자본소득을 거둔 투자자들에 대한 세율을 현 20%에서 추후 39.6%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일 오후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이 그대로 법제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몫인 의장석 1석 차이로 간신히 공화당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논란이 큰 자본소득세율을 한번에 이처럼 큰 폭 인상하는 것은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확산됐다. 법인세율 인상 폭이 재조정에 들어간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주 자본소득세율 인상 방안을 내놓더라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낮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분석노트에서 "의회가 이보다 더 낮은 폭의 자본소득세율 인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좀 더 완화된 인상폭, 아마도 28% 근처에서 의회가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본소득세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생각보다 적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UBS에 따르면 자본소득세 과세가 가능한 미 국내 투자자 비중은 미 전체 주식시장에서 불과 25%밖에 안된다. 나머지 75%는 연금, 기부금, 외국인 투자자처럼 자본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닌 계좌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소득세율이 실제로 크게 오르더라도 그 충격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UBS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바이든의 세율 인상안에 영향을 받지 않는 투자자들은 시장에 진입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주가는 금융주와 소재주, 기술주가 모두 1.5%가량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주가가 2% 이상 올랐고, 애플이 2% 가까이 상승했다. 테슬라도 1.3%가량 올랐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 가이던스를 낮춘 인텔의 주가는 5% 하락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고 이에 주가는 2%가량 떨어졌다. 스냅 주가는 1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7% 이상 올랐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38p(7.38%) 하락한 17.33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