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中 압박에 연일 '샌드위치'···삼성 행보에도 '촉각'
TSMC, 美中 압박에 연일 '샌드위치'···삼성 행보에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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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대규모 증설 요구 이어 이번엔 '우선공급' 촉구
'난징 공장' 대규모 투자 발표했더니···中 정치권 "미세공정 적용하라"
美 투자결정 늦어지는 삼성전자···여권 "총수 결단 필요" 목소리도
반도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를 향한 미국과 중국 정부의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인 TSMC는 미국 아리조나에 당초 증설 목표인 1개 공장보다 대폭 투자를 늘린 총 6개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최근 밝혔지만 미 정부는 이번엔 자국에 반도체 물량을 우선 공급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TSMC는 중국 난징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장 증설에 나섰지만, 중국 정치권 중심으로 '기술종속성' 우려를 제기하며 제재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업체인 페이텅 등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중단한 TSMC는 올해들어 난징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히는 등 중국 정부에 유화적인 경영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단순 증설을 넘어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종속성 문제까지 TSMC가 해결해야 할 분위기다.

현지시간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나 레이만도 미 상무장관은 경제 단체 화상 간담회에서 "TSMC를 비롯한 대만의 반도체 기업이 미국 자동차 업체에 우선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지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단 하루도 압박을 멈춘 날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TSMC 등 대만 반도체 기업들에게 미국 위주의 공급정책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백악관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IT와 자동차 등 19개 글로벌 기업을 소집해 직접 '반도체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미국내 반도체 투자를 촉구하기도 했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이제껏 계획된 것보다 공장 5개를 더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 공장 1개를 건설하겠다는 당초 투자 계획을 총 6개 공장을 짓는 방향으로 확대 수정했다. 이같은 추가 투자안은 미국 정부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최근 중국에도 반도체 증설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23일 TSMC는 중국 난징에 28억8700만달러를 들여 생산라인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공급난에 빠진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자마자 중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번엔 미세공정 위주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압력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회로 선폭이 10나노 공정까지는 되야 이른바 '미세공정'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TSMC가 계획하는 28나노 공정은 중국에게는 '성에 안찬다'라는 의미다.

중국 정치권에서는 TSMC의 난징 공장 투자 계획이 결국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미세공정 기술 접근은 막은채 중국 자동차 생태계에 있어 기술종속성만 높이는 처사라고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결국 대규모 투자 계획을 넘어서 공정 자체를 더 첨단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TSMC의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TSMC가 이처럼 미중 사이에서 봉착하고 있는 문제가 결국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직면할 수 있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공장 P3 투자 뿐 아니라 미국 현지 파운드리 신·증설 투자를 최대한 이른시간 내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TSMC가 미국과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이미 발표한데 이어 투자방식에 있어서까지 양국 정부 및 정치권과의 민감한 현안 조율에 나서는 사이, 투자 단행 결정조차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자칫 투자 적기를 놓칠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같은 우려는 여권에서도 커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반도체) 수급 불황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다"며 "특히 미국이 매우 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가 매우 불안하고,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국민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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