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관리' 은행권···본격 금리상승기 진입? 대출자 '울상'
'표정관리' 은행권···본격 금리상승기 진입? 대출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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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신용대출 금리 '고공행진'
은행권, 수익성 개선 '표정관리'···대출조이기는 유지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가계 빚이 사상 최대치인 17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시장금리가 빠르게 급등하면서 은행과 차주(대출자)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들은 금리상승기에 본격 진입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는 등 수익성에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매수)'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뛰어들었던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0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2.57~3.59%다. 지난해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7월 금리(연 1.99∼3.51%)와 비교하면 하단이 0.58%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코픽스 변동금리 연 2.25~3.96%→연 2.39~3.89% △혼합형·은행채 5년물 연 2.17~4.03%→연 2.84~4.43% 등으로 뛰었다.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다.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시장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도 오르게 됐다.

실제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1년물 등 단기물 금리와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0.800%로 지난해 7월 말 0.761% 대비 0.039%p 올랐다. 같은 기간 6개월물(AAA·무보증)도 0.619%에서 0.692%로 0.073%p 상승했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AAA·무보증)의 경우 1.277%에서 1.843%로 0.566%p나 뛰었다.

특히,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와 신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상황이어서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경제 충격이 한국경제 뇌관으로 작동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상승기를 맞은 은행권은 '표정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수익성 지표(NIM)가 개선되는 등 올해 은행 실적을 두고 장밋빛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4대 은행의 1분기 평균 NIM은 1.42%로 지난해 말 1.36% 대비 6bp(1bp=0.01%p) 확대됐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당분간은 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금리가 오르면 은행 수익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 상황이기도 하고 드러내놓고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주문에 맞춰 한도를 낮추는 등 '대출 조이기'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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