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위탁생산 모더나 백신, '국내 우선' 공급될까
삼바 위탁생산 모더나 백신, '국내 우선' 공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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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부터 mRNA-1273 완제품 수억회 분량 충전·포장하지만 기술이전 빠져
정부 "삼바 생산 물량 직접 받도록 협의 예정"···성사되면 공급 앞당겨질 수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면서 해당 물량이 국내에 우선 공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현지시간)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메신저 리보핵산(mRNA)-1273 완제품을 위탁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료 의약품을 국내에서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충전해 생산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백신 수억회 분량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관건으로 꼽혔던 백신 국내 우선 공급 약속과 기술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기술까지 건네받으면 원액 생산부터 완제품 포장까지 맡아 독자적으로 물량을 조절하며 국내 백신 수급이 당겨질 거란 기대 섞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완제품 생산에 그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원료까지 직접 관여하긴 어렵다. 현재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원료 의약품 생산은 스위스 제약사 론자가 하고 있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의 모든 제조공정을 도맡기로 계약한 것과 차이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술 이전을 받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생산물량과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단 완제 공정에도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원액의 바이알 주입은 인체 투입 전 최종 단계인 만큼 그 과정에서 품질 유지와 무균 처리가 철저해야 한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모더나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제약사 모더나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모더나 홈페이지 캡처)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국내로 우선 공급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위탁생산 계약서엔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물량이 미국 외 시장으로 공급한다고만 명시됐을 뿐 한국을 가리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모더나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생산기지가 마련됨에 따라 향후 국내 생산분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가 이뤄지면 이미 계약한 백신 공급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전날 한미 백신 협력 관련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mRNA 백신 위탁생산 기반을 처음 갖췄다는 의미가 있다"며 "유통의 효율성 측면에서 국내 생산분이 국내에 공급되도록 제약사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협상이 성사되면 모더나 백신을 빨리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어 수급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과 별개로 정부가 모더나와 이미 계약한 백신은 계획대로 도입된다. 앞서 정부는 모더나 백신 4000만회분(2000만명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2분기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첫 공급 물량인 5만5000회분이 31일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은 스페인에서 생산한 물량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 출하 승인 절차를 거쳐 6월 중순에 접종센터나 위탁의료기관에 공급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은 지난 21일 국내에서 네번째로 품목 허가받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메신저 리보핵산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예방 효과가 90% 이상인 데다 신속한 개발이 가능해 차세대 백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와 동일한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유럽연합(EU), 캐나다, 스위스에서 조건부로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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