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대치 밑돈 美 고용지표···테이퍼링 우려는 줄어
또 기대치 밑돈 美 고용지표···테이퍼링 우려는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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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비농업부문 고용 55.9만···2개월째 기대치 밑돌아
겉과 속 다른 고용지표···"질적 개선 여전히 부족한 수준"
시장은 '안도의 한숨'···미국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해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미국 신규 일자리 규모가 55만여명 수준에 그쳤다. 이는 당초 시장 컨센서스의 65만개 수준에 미치지 못한 숫자다. 컨센서스 역시 지난달 고용 충격을 고려해 전월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의 일자리수를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채우지 못했다. 이는 곧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55만9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비농업고용지수는 농축산업을 제외한 전월 대비 신규 고용 인구 변화의 수를 측정한 값으로, 경제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지출의 가장 중요 연동 지표로 꼽힌다.

이번 결과는 지난 4월 27만8000개보다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당시 충격에선 벗어난 숫자다. 그러나 당초 시장에서 기대한 65만개 이상의 일자리보다는 9만1000개가 부족하다. 지난달 4월치 발표 당시 시장 기대치(100만개)에 턱없이 모자른 26만6000개(속보치) 수준에 그쳤던 것에 이어, 이달까지 2개월 연속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고용시장이 겉으로 보이는 주요 지표들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감염이 적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업종별 고용 상황을 보면 숙박 및 여가, 교육업과 같이 대면 활동과 직결되는 부분에선 고용 회복이 여전히 느리다. 영구 실업자 수는 코로나 이전 대비 223만명이 넘게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고용시장의 피로 누적으로 해석되며, 그만큼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기업 대상으로 하는 각종 설문에서는 구인난을 토로하고 있다. 미국 구인 정도는 코로나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한 반면, 구직자 수는 지난 4분기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정부 지급 실업수당 신규 건수는 크게 줄어든 반면, 연속 청구건수는 올해 들어 되레 상승하거나 정체 중이다. 미국은 연방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 외 주(state) 정부에서도 추가로 지원금을 지급하는데, 이는 소매업, 레저 및 접객 서비스 및 기타 서비스 종사자들의 평균 임금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즉, 일부 저임금 집단에게는 구직할 유인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개선 흐름이 반등할 만한 모멘텀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추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고용지표 질적 개선 흐름도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연준에서도 오랜기간 안정적인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공표한 상황이며, 부진한 결과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5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돌자 미국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고용지표 충격이 되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 등의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안도감이 커진 것이다.

이날 오전 9시45분 기준 뉴욕거래증권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9.59p(0.37%) 오른 3만4710.33에 거래되고 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6.64p(0.64%) 상승한 4219.49를 가리켰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39.01p(1.02%) 뛴 1만3753.52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신규 실업수당이 코로나 이후로 처음 40만건을 하회하고,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고용보고서에서도 민간 고용부문이 전월보다 97만8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공식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조기 테이퍼링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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