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에 무너진 '장자승계'···아워홈 대표이사에 막내딸 구지은
'도덕성'에 무너진 '장자승계'···아워홈 대표이사에 막내딸 구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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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경영권 방어 실패···IB도 백기사 거절
구 신임대표, 지배구조 개선·IPO 추진할 듯
4일 아워홈의 임시주총에서 단독대표로 선임된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 구 신임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이다. (사진=연합뉴스)
4일 개최된 아워홈의 임시주총에서 단독대표로 선임된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 구 신임 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범LG가(家)인 아워홈의 구본성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구 전 대표는 '보복운전'으로 물의를 빚으며 도덕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끝내 경영권까지 내놓게 됐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4일  역삼동 GS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를 아워홈의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신임 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이다. 막내딸이 장남을 제치고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도덕성 논란이 있는 사람은 안 된다는 여동생들의 분명한 의지가 반영된 단합이라는 관측이다. 재계는 도덕성 문제가 ‘장자승계’를 고수해 온 범LG가의 원칙마저도 깨뜨린 사례로 보고 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구 신임 대표가 제안한 신규 이사 21명 선임 안건 등을 통과됐다. 이사진을 장악한 구 신임 대표 측은 주총이 끝나자마자 이사회를 열어 구 전 대표를 해임했다. 이 과정에서 지분 19.3%를 보유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장녀 구미현 씨가 여동생인 구 신임 대표를 지지했다. 구 신임 대표(20.67%), 장녀 구미현 씨(19.3%), 차녀 구명진 씨(19.6%) 등 세 자매의 지분율은 59.57%로 구 전 대표 지분율(38.56%)을 훌쩍 넘겼다. 다만 장남인 구 전 대표가 전체지분의 3분의 1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점에서 사내이사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이사회의 3분의 2이상 필요하다.

구 전 대표는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그간 재계 및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백기사를 찾아왔지만, 결국 이번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실패했다. 구 전 대표의 보복운전 사실이 결정타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ESG(환경· 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출자자(LP)들이 최근들어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보복운전에 따른 특수재물손괴와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구 신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아워홈은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왔다”며“신임 대표로서 아워홈 구성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과거 공정하고 투명했던 전통을 빠르게 되살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구 신임대표는 2004년 4남매 중 유일하게 아워홈에 입사해 경영에 참여했지만 장남 구 전 대표가 2016년 경영에 참여한 이후 경영에서 손을 뗐다. 

한편 단체급식 분야 2위 업체(시장 점유율 기준) 아워홈은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1984년 설립한 회사다.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구 신임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구 회장의 1남3녀 중 가장 먼저 아워홈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지만, LG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2016년부터 구 전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간 경영에서 물러나 있었다.

재계와 IB업계 일각에서는 구 신임 대표이사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비상장인 아워홈의 상장(IPO)도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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