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弱달러 흐름 재개···역외 경제지표 주요 변수
[주간환율전망] 弱달러 흐름 재개···역외 경제지표 주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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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부진에 조기 테이퍼링 우려↓·위험선호 심리↑
9일 중국 PPI, 10일 미국 CPI 발표···유럽 ECB 회의 '주목'
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 미국 금리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 미국 금리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7~11일)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하단 테스트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국의 5월 고용지표 결과가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하면서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4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원 낮은 1110.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5.3원 떨어진 1111.2원으로 시작했지만, 오전 하락폭은 더욱 확대됐다. 장중 한 때 하락폭을 키우면서 1109원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곧 되돌림 장세가 형성되면서 1110원선을 회복했다.

지난 한 주 글로벌 환시는 미국 고용지표를 둘러싼 눈치보기 장세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 민간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97만8000명이 증가한 것과 함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8만5000건으로 지난주 대비 2만건이 줄었다. 이는 곧 조기 테이퍼링 경계감을 완화했고, 달러화는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4일 발표된 5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55만9000개)가 시장 컨센서스(65만개)를 하회해 달러 강세 분위기는 일단락됐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금리 인상 용인' 발언에도 시장은 고용지표 충격에 더욱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때문에 이번 주 외환시장은 약(弱)달러 분위기 속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미국 고용지표를 확인한 금융시장은 위험 선호 구도를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도 긍정적인 대내 여건을 반영하며 다시 하단 테스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안화 추가 강세, 낮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이 강한 결제 수요(달러 매수)를 불러오는 등 하방 경직성은 아직 남아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중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등이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지난 4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해 연준의 물가 안전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한 바 있다. 때문에 지난달 CPI도 높게 예상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앞서 연준은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레이얼 브레이너드까지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언제든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돌아설 준비가 돼 있다.

동조 현상이 강해진 위안화도 추가 강세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원·위안화 동조화 현상이 최근 강화된 것을 고려할 때 위안화 흐름이 원·달러 환율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위안화 강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인민은행의 외환지준율 인상과 지난 2일 중국 외환당국이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의 투자 한도를 확대하면서 위안화는 약세 반전한 바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우리나라의 5월 수출도 전년 대비 45.6% 증가하며 경기 펀더멘털 호조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해외 선박수주 집중,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도 잦아들며 원화 강세 재료도 집중되고 있다. 이에 미국 금리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반면, 한국의 10년 국채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2.202%를 기록하며, 지난 2018년 11월22일(연 2.2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뿐만 안이라 외국인 채권 순투자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외에도 ECB는 오는 10일 유로존의 금리를 결정한다. 이날 회의에선 2분기 속도를 높인 긴급자산매입(PEPP) 규모 확대 여부가 관건인데, 시장은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회복 기조에는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로존 정상화가 뚜렷한 만큼, 속도 변화에 대해서는 시사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이번 주 달러지수는 지난 금요일 밤 발표된 적당한 수준의 미국 고용지표가 미국 국채금리 안정 속 위험 선호 구도를 유지하며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5월 CPI, ECB 회의 등이 변동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당 수의 주들이 추가 실업수당 지급을 오는 9월께 조기 종료하는 등 향후 미국 고용시장 여건은 계속해서 주목할 만하다. 미국 CPI는 5월 고점은 예견돼 왔기 때문엥 지난달 경험으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 미국 인프라 투자 계획과 관련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논의가 주목되며, 민주당은 공화당이 명확한 협상 방향을 가져오지 않을 경우 단독 처리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 고용지표 결과로 재차 위험 선호 구도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은 대내 긍정적 여건을 반영하며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단에서 꾸준한 해외투자 흐름과 당국 지도 속 주춤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100원에 대한 레벨 부담은 하방 경직성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위안화가 모처럼 약세 전환하면서 6.4위안대 수준에 다가섰다. 지난주 중국 정부의 위안화 강세 속도 조절로 강세 기조가 주춤했던 위안화가 다시금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 원·위안화 동조화 현상이 재차 강화된 것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에도 당분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주 중국 생산자물가와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가 외환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5월 고용지표 결과로 조기 테이퍼링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측면에선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높아 보인다.

1110원을 중심으로 한 등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변동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1125원

그간 경험적으로 볼 때 중국은 위안화가 급격하게 약세(강세)로 쏠릴 때 역주기인자를 도입(배제)하거나 선물환 증거금 비율 상향(하향)을 통해 급격한 약세(강세)를 제어해 왔다. 이번에도 가파른 일방향 쏠림에 대한 속도 조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호한 중국 경기 펀더멘털과 수급, 정책 방향 등을 볼 때 위안화는 하반기까지도 점진적인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 경기는 미국 잉여저축 확대, 소비여력 개선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재 부문의 재고 재축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재 재고 축적 강도가 강해질 경우 달러 지수는 하락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소비 확대가 글로벌 소비재 수입, 신흥국 수출 확대로 이어져 미국 외 지역 경기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미국 집단 면역 형성이 기대되고, 완만한 물가 상승 기대에 따른 소비 수요 개선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63%를 기록했으며, 미국으로의 수출 호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수입 수요 확대에 따른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 바이든 정권의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환율 및 관세 전쟁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현재 미국 무역수지 추이는 정치적인 논리로 연결되기보다는 외환 수급 상의 달러 약세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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