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해외법인 4703곳···3곳 중 1곳은 美·中 시장
韓 기업 해외법인 4703곳···3곳 중 1곳은 美·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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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94곳 12.6% 점유···미국 885곳·중국 874곳 '37.4%'
베트남 3위, CJ·롯데 '집중'···733곳은 조세회피지서 운영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71개 그룹이 지배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가 4700곳에 육박하는 가운데, 3곳 중 1곳 꼴로 미국과 중국 현지에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법인 수는 일본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으로 곤혹을 치렀던 홍콩에 배치한 해외법인은 감소세고, 최근 군부 쿠데타 사태를 겪는 미얀마에는 20곳이 넘는 법인이 존재했다. 700곳 이상은 조세회피지로 의심되는 곳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 CXO는 8일 '2021년 국내 71개 기업집단 해외 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71개 그룹이다. 해외 계열사는 각 그룹이 공정위에 올해 5월에 보고한 자료를 참고했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결과에 따르면 국내 71개 그룹이 다수 지분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법인은 124개국에 걸쳐 4703곳으로 집계됐다. 개별 그룹 중에서는 삼성이 594곳으로, 12.6%를 점유했다. 이어 △한화(447곳) △현대차(379곳) △CJ(373곳) △SK(367곳) △LG(360곳) △롯데(220곳) 순이었다.

해외 법인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만 885곳(18.8%)으로 가장 많이 운영됐다. 이 중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해외 법인 숫자만 해도 268곳으로 71개 그룹 중 30%를 넘었다. 

미국에 법인을 가장 많이 두고 있는 그룹은 한화(154곳)였다. SK(78곳)와 삼성(77곳), 현대차(74곳)의 미국 현지 법인 수와 비교해도 곱절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 등을 위해 미국 현지에 많은 법인을 세워뒀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 874곳(18.6%)의 해외법인이 세워졌다. 별도 조사한 홍콩 해외법인(163곳)까지 중국으로 합쳐 계산하면 미국을 웃돈다.국내 대기업들이 그만큼 글로벌 먹거리 시장으로 미국과 중국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CXO측은 설명했다.

국내 4대 그룹이 중국(홍콩 제외)에 진출한 숫자는 317곳(36.3%)에 달했다. SK(92곳)와 LG(80곳), 현대차(73곳), 삼성(72곳) 순으로 법인 수가 많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홍콩보안법' 시행 통과 여부에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홍콩에는 국내 대기업 해외계열사가 줄었다. 지난해 5월만 해도 국내 64개 그룹이 홍콩에 세운 해외 법인 숫자는 170곳이었지만, 올해는 7곳 줄어든 163곳이었다. 

특히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이 홍콩에 배치해둔 법인 숫자는 83곳인데 올해는 78곳으로 5곳 줄었다. 홍콩에 법인을 뒀던 대기업 중 일부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법인을 철수 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법인을 많이 세운 나라는 베트남(238곳)이었다. 일본(194곳)은 물론 싱가포르(167곳), 인도네시아(160곳) 등을 제쳤다. 국내 대기업이 경제적 시장 관점에서 봤을 때 일본보다 베트남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그룹 중에서도 베트남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곳은 CJ(32곳)와 롯데(29곳) 그룹이다. 이는 삼성(19곳), LG·한화(각 14곳) 보다 눈에 띄게 많은 숫자다.  

최근 군부 쿠데타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도 24개 해외법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 보면 포스코와 CJ가 각 5곳씩으로 파악됐다. 이어 SK·롯데·농협·LS·하림 각 2곳, 현대차·LG·한진·이랜드 각 1곳씩 미얀마에 해외법인을 세워뒀다. 

포스코 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포강판 등이 건설, 곡물도정, 관광숙박시설 등의 목적으로 미얀마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었다. CJ 그룹도 CJ제일제당과 에스지생활안전 등이 동·식물성 유지 및 고무제품 제조 등을 위해 미얀마 현지에 법인을 뒀다. 

이중 포스코강판 등은 지난 4월 중순 경 미얀마 법인의 파트너사인 MEHL과 합작관계를 종료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향후 다른 기업들도 미얀마와의 합작관계를 끝내거나 현지에서 철수하는 사례 등이 더 속출할 지에 촉각이 모인다. 

이번 조사에서 버진아일랜드, 파나마, 마샬아일랜드 등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한 지역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법인 수만 해도 120곳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에도 610곳 이상 법인이 세워졌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에 세운 회사 4700곳 중 730곳 정도는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줄이기에 좋은 국가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법인 10곳 중 1곳 이상 되는 비율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중에는 세금을 줄이고 국내 세무 당국 등의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조세회피성이 강한 3~4개 이상 국가를 경위하며 해외법인을 서로 지배하고 있는 곳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최근 7개국(G7)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정하는 방안이 향후 구체화 되면 국내 대기업이 조세피난처 등에 해외 법인을 세우는 과거의 행태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한국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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