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자구안 통과했지만···산은 지원까지 '첩첩산중'
쌍용차, 자구안 통과했지만···산은 지원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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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2년 무급휴직' 자구안 '가결'
산은, 기존 입장 반복···"인수자 사업계획서 선행돼야"
쌍용차 회사 전경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 회사 전경 (사진= 쌍용자동차)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8일 '2년 무급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계획을 통과시키면서 경영정상화를 향한 한 고비를 넘겼다.

이번 자구계획 가결을 두고 쌍용차가 생존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기까지는 '첩첩산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쌍용차 자구계획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아슬아슬하게 가결되긴 했지만 회사를 살리겠다고 의사결정을 잘 해준 것 같고, 상황 자체도 진일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산은의 지원은) 그 조건만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니고, 인수자가 확실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그게 타당하다는 판단이 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가 인수자를 확보한 뒤 타당한 경영정상화 방안과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한 지원이 어렵다는 기존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무급휴직 2년, 임원임금 20% 추가 삭감, 복리후생 중단 연장 등이 담긴 이번 자구계획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필요조건'에는 해당되지만 채권은행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충분조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산업은행의 입장이다.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배임과 관련이 있다. 쌍용차가 15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구체적인 회생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지원할 경우 향후 관련 임원이 배임에 걸릴 수 있어서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 3월 쌍용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살릴 수 없는 회사에 산업은행이 돈을 넣었다고 살지 않는다"며 "투자자가 없는데 산은이 돈을 먼저 넣으면 배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산은의 지원을 받기 위한 충분조건을 갖추려면 먼저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이날 자구계획이 통과되고 최근 법원이 쌍용차에 대한 매각주간사 선정을 허가한 만큼 쌍용차도 빠른 시일 내 인수자 찾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쌍용차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곳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현재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업체 케이팝모터스 및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다.

이 중 유력 투자자인 HAAH는 7000억원에 달하는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897억원, 직원수 200명인 중소기업 에디슨모터스는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 인수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케이팝모터스와 박선전앤컴퍼니도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는 외부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자를 찾는 게 다가 아니라 결국 쌍용차가 어느 정도 정상화 궤도에 오를 때까지 충분한 자금지원이 가능한 곳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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