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10원선까지 하락···"美인플레 충격 일시적"
원·달러 환율 1110원선까지 하락···"美인플레 충격 일시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CPI, '충격' 아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기대↑
위험자산선호 심리 자극···5원 내린 1110.8원으로 마감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9거래일 만에 1110원대로 내려갔다. 지난밤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며 '인플레 공포'를 키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지표 충격이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강조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말처럼, 시장은 이번 물가 상승도 일시적일 거라는 데 더욱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0원 내린 1110.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110원대로 들어선 것은 지난달 31일(1110.9원) 이후 9일 만이며, 전일 대비 상승폭으로는 0.45%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달러화 약세를 반영해 2.8원 내려간 1113.0원에서 시작해 오후 들어 주요 통화 움직임과 연동해 낙폭을 점차 키웠다. 장중 한 때엔 1109원 후반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영향을 줬다. 미국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해 지난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인 4.7%도 웃돌았다. 근원 CPI는 3.8%도 올라 지난 1992년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때문에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커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4~5월은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두드러졌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번 충격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시장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물가 관련 지표가 높게 나올 때마다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두려움에 긴장해왔다. 긴축 통화에 들어갈 경우 시장의 돈을 흡수하고, 시장에선 돈이 적게 움직이며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때문에 연준을 비롯한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에선 일관되게 일련의 물가상승 흐름이 '일시적 흐름'에 불과하다며 시장을 다독였다.

이번 미국 CPI 결과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충격을 받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충격이 일시적인 흐름일 뿐이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더욱 크게 작용하면서 달러 약세 흐름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같은 날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높였던 채권 매입 속도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이같은 시장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증시도 물가 상승 우려를 떨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9.63p(0.47%) 오른 4239.18로 마감했다.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물론,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 5월 7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코스피도 전장 대비 24.68p(0.77%) 오른 3249.32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올라섰다.

이응주 DGB 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외환시장은 최근 차분한 흐름을 보이면서 거래량이 많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ECB에서도 선제적인 움직임을 잘못 가져갔다가는 큰 일을 치룰 수 있으니 경기 흐름에 따라 안정적으로 정책을 선회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다음 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충격이 내달에도 이어진다면 시장의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 볼 때 6월 후반 잭슨홀 미팅이라든지, 9월 FOMC까지는 비슷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며, 큰 틀에선 달러 약세로 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