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원·달러 환율 혼조세···FOMC 시그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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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충격에도 달러 강보합 흐름···신흥국 통화, 방향성 혼재
FOMC '온건 스탠스' 전망···국내 증시, 외국인 움직임 '촉각'
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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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움직임에 모든 이목이 쏠려 있다. 시장에선 이달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혹시나 모를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힌트를 감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4원 오른 1115.2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5.5원 오른 1116.3원으로 시작했지만, 상당히 높은 갭업 출발에 경계감이 확대되면서 개장가보다 소폭 떨어진 1115원선 중반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한 주 글로벌 환시의 핵심 이슈였던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년 만에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았다. 시장 컨센서스(4.7%)를 상회한 미 5월 CPI(전년동월대비 5%)는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조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채권 매입 속도도 빠르게 유지하기로 하면서 낙관적인 시장의 기대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실제로 기대 인플레이션 축소 및 연준의 조기 정책 정상화 우려 감소 등의 영향으로 미 국채금리(10년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6bp(1bp= 0.01%) 하락한 1.43%로 내려갔으며(채권 가격 상승),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주말 중 유로 경제 지표 모멘텀의 둔화된 탓에 유로화 및 파운드가 약세 흐름을 보이자 글로벌 달러의 강세 흐름,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등을 반영해 1.4% 중반대까지 반등했다.

이번 주 외환시장은 원·달러 환율의 뚜렷한 방향성이 부재한 가운데 미 FOMC의 발언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오는 16일(현지시간) 열릴 FOMC에서 조기 테이퍼링을 본격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지만, 미국 공식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은 물론, 최근 백신 접종 속도도 둔화된 것을 고려하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를 꺼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또 테이퍼링에 대한 리스크가 이미 시장 내 반영이 돼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면서, 연준보다 앞서가고 있는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연준도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으나, 테이퍼링에 대한 일련의 힌트가 제공된다면 시장은 재차 출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FOMC 회의에서 소수 의견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담긴다거나, FOMC에서 별도로 발표하는 경제전망 보고서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수정할 경우 긴축 통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안화 역시 가치 안정을 위한 중국 금융당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은 최근 위안화 환율을 적정 수준에서 계속 안정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판궁성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국장은 오는 8월까지 배당금 지급을 비롯해 계절적 외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위안화 환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파른 위안화 강세는 수출 기업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서겠지만, 완만한 절상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원화의 경우 방향성 설정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71주년 기념사를 통해 매파적 신호를 보낸 것은 물론 외국인 주식·채권 투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환율 하방 압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달 1105원선으로 저지선이 확인됐지만 2주 연속 증시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FOMC에서 매파적 신호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매수 강도를 높일지 주목된다. 또 오는 15일 공개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에도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가 관측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 외에도 호주중앙은행(RBA) 의사록 공개, 일본은행 기준금리 결정, 미국 산업생산·주택 지표, 중국 외국인 직접투자(FDI)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FOMC로 모든 시선이 집주되는 가운데 미 연준의 온건한 기조 유지에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관련 불확실성 등에 달러는 지지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FOMC에서 주목할 부분은 △테이퍼링 논의 공식화 여부 △점도표 변화 △단기 금리 조절을 위한 기술적 대응 △경제전망의 변화 등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어떤 연준의 대응에도 최근 기대 물가 하락 등을 반영해 온건한 기조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위험 선호와 달러화 약세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최근 영국 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8000명까지 확대되는 등 코로나 불확실성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온건한 FOMC 확인 속 국내 증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을 주목하며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6월 초 1105원 선 추가 하락이 막히면서 하단 지지력을 확인했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 채권 순투자 지속, 주춤한 개인 해외주식 순매수 등 긍정적 국내 여건에 1120원에서도 상승이 막히며 방향성 설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위안화 환율도 당국의 속도 조절에 막힌 가운데 G7 정상회담에서의 중국 압박으로 지지력은 유지하겠지만, 외국인 증권 자금 유입은 상승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더딘 고용시장 회복과 최근 속도가 둔화된 미국 내 백신 접종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이번 FOMC회의에서 조기 테이퍼링 신호가 가시화될 가능성은 낮다. 때문에 FOMC회의에서 매파적인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 기조는 이어질 수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개최 전까지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금융시장에 반영될 공산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감 확산과 위안화 강세 분위기를 업고 재차 1110원 이하의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 ~ 1125원

단기적으로는 주국 당국은 자국 내 유동성 통제의 필요성, 수출 경기 등을 고려해 가파른 위안화 강세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연말로 갈수록 중국 수출 모멘텀 자체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물가에 대한 경게감이 달러 지수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로 갈수록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유럽보다 높다는 점에서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이후 나타난 달러 약세에 원화는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도와 미국 물가 지표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의 방형성은 부재한 모습이다. 글로벌 백신 접종 속도 개선에 따른 관광업 재개와 3분기 유럽 경기 모멘텀 개선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내적으로는 코로나에 따른 서비스업 경기 정상화가 기대된다면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수요 개선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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