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HMM CB, 주식 전환 안하면 배임"···매각은? (상보)
이동걸 "HMM CB, 주식 전환 안하면 배임"···매각은? (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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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투자자부터 찾아야"···자금지원에 '선긋기'
"한진칼 주요 주주 면담 예정···'구속력 부여' 입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해당 지분을 매각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14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HMM CB는 당연히 (주식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이익의 기회가 있는데 전환하지 않는 것은 배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산업은행은 3000억원(6000만주) 규모의 HMM CB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CB의 만기는 오는 30일로 산은은 29일까지 HMM CB의 주식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016년 12월 발행된 HMM CB의 주식 전환가격은 주당 5000원이다. 이날 기준 HMM 종가는 이보다 약 9배 높은 4만625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산은이 HMM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매각할 경우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 회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돈을 벌 기회가 있는데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산은이 구조조정하면서 손해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얻은 수익으로 다른 구조조정, 정책금융의 재원이 될 수 있다면 CB 전환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각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회장은 "매각은 다른 고려요소까지 포함해 단계적인 방법으로 추진해야 하기 떄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이라며 "민간에게 완전히 넘길지, 일부만 팔지 등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장, 회사상황, 정책적 판단,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HMM 민영화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현재가 매각 적기라는 얘기는 일리있는 얘기일 수 있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안이나 (매각을 위해) 접촉한 기업도 없다"고 못박았다.

최근 자구안을 마련하고 투자자 찾기에 나선 쌍용차에 대해서는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 유치와 지속가능하고 타당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산업은행의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며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특히,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에 잠재적 인수자의 투자를 이끌어낼 만한 강도 높은 자구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쌍용차 노조가 최근 2년 무급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통과시켰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해 봐야 한다"며 "2년 조건부 무급휴직을 결정한 노사가 많은 희생을 한 것은 맞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2년 안에 쌍용차가 정상화될지 안될지 모르기 때문에 얼마만큼 어필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쌍용차 인수후보자와 관련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현재 인수후보로 HAAH오토모티브,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자금조달 능력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잠재적 인수후보자는 언론에서 다수 거론되고 있는데, 진정성 있는 인수후보자는 현재 매우 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 조원태 회장 외 한진칼 주요 주주인 강성부 KCGI펀드 대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 측과 면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 회장이 성과 부진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새로운 경영진이 뒤를 이어 항공사 통합을 이끌 수 있도록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산은은 앞서 한진칼 경영진인 조 회장과 약정을 체결하며 △경영진 해임요구권 △사외이사 3명 추천권 △윤리경영·경영평가위원회 조건 이행 등의 의무를 부여했는데, 동일한 '구속력'을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에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이 회장은 "경영권을 잡고 있던 조 회장에 성과, 윤리적 경영 등 많은 굴레를 씌웠다"며 "회사에 대한 건전한 감시·감독·평가를 위해 모든 주주가 협조해야 하고, 유사시 (다른 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가 있어 모든 주주에게 조원태 회장을 구속하는 조건과 동일하게 구속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강성부 대표측 지분 변동이 심한 것 같아서 대화가 될지 모르겠고 조현아측도 지분을 낮추고 있어서 잘 모르겠으나 일단 만나보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반도측과도 만날 예정이고 일정 지분을 갖고 계신 분들은 필요하면 만나 협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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