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모주 투자, 옥석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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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나도 코스피 할래. 코스피랑 코스닥 중에서 안전한건 코스피야!"

퇴근길 엘레베이터 앞에서 초등학생 저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아빠의 손을 잡은 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대해 흥얼거리며 말하는 걸 보았다. 어린아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주식시장의 이야기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TV,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주식시장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이제 코스피, 코스닥이라는 단어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익숙한 용어가 됐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다수의 초보 투자자들은 아이가 이야기 했듯 '안전성' 보다 '수익성'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큰 폭으로 등락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들어 3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공모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상장 이후 시초가 9만8000원을 형성했고, 상장 당일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는 '따상상상'을 기록했다. 주가가 20만원을 넘어서면서 공모가(4만9000원) 대비 상승률은 무려 338%에 달했다. 

이러한 공모주 흥행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18일 상장과 동시에 시초가(13만원)가 공모가(6만5000원)의 2배에서 결정된 후,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2조9285억원으로 불어나며 우선주를 제외하고 코스피 시장 시총 순위 28위에 올라섰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60%에 달하는 수준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1주당 약 10만400원의 차익을 얻게 됐다.

뒤를 이어 상장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에이디엠코리아도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하며 시초가(7600원) 대비 30.00%까지 오른 9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3800원) 대비 약 2.6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상장과 동시에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상장을 앞둔 비상장사나 공모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한화종합화학, 케이카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공모주로 수익을 기대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IPO 공모주를 청약할 때 다수의 증권사를 통해 할 수 있는 중복배정이 금지됨에 따라, 막차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유입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대어급 공모주는 상장과 동시에 따상을 갈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최근 81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웠던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대표적인 예다. SKIET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5만5500원(26.43%) 하락한 15만4500원에 마감한 바 있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이후 이틀 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따상상'을 기록했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하이브(구 '빅히트')도 상장 직후 따상을 기대했지만, 상장 직후부터 연일 하락한 바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업의 유명세를 보고 투자하는 묻지마 투자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IPO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일 수록 스스로 이성을 되찾기 위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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