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새단장·틈새시장 공략···중견건설사 '생존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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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수자인' 리뉴얼···계룡도 리뉴얼 검토
신동아 '틈새시장' 지역주택조합 사업 공략
지난 7일 한양은 주택브랜드 '수자인'의 리뉴얼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사진=한양 제공)
지난 7일 한양은 주택브랜드 '수자인'의 리뉴얼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사진=한양)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사업 영역을 전국 지방 중소 도시로 확대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이 설자리를 잃어버리고 있다. 특히, 중견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인 소규모 재건축까지 수주하며 생존을 위협 받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중견건설사들은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생존을 위한 필사의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사 주택브랜드인 '수자인'을 리뉴얼 했다. 이번 리뉴얼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한양 측은 로고 및 디자인 변경을 포함해 전체적인 상품과 서비스 등을 전면 개편하는 재탄생 수준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계룡건설도 자사 주택브랜드 '리슈빌'의 새 단장을 검토 중이다. 리슈빌이 지난 2001년 도입된 이후 시간이 꽤 흐른 만큼 변화를 줘,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리슈빌의 리뉴얼에 대해 현재 내부 검토 중에 있으며, 시기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최근 중견건설사들의 브랜드 리뉴얼 흐름에 당사도 발맞춘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정비사업까지 진출하는 대형사들을 피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견사도 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달 강원도 춘천에서 신동아건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분양한 '춘천 파밀리에 리버파크'가 '완판'된 데 이어, 또 새로운 사업을 수주하며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위험도가 큰 사업으로 분류되지만 대형사들이 사업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중견사 입장에서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은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며 "향후 지역주택조합 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사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중견건설사의 텃밭이었던 지방 주택사업, 리모델링을 비롯해 소규모 정비사업에도 손을 뻗치면서 중견사의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리뉴얼이라도 실시해 생존하겠다는 일종의 '몸부림'인 것이다.

실제로 대형사들의 사업 진출 현황을 보면 좁아지는 중견사의 입지를 알 수 있다. 먼저 올해 상반기 대형사들의 리모델링 수주가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늘었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3건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2건 △현대건설 1건을 기록했다. 

또한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 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고, DL이앤씨는 지난 4월 856억원 규모 인천시 용현3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뒤따라 소규모 정비사업에 진출했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S&D를 통해 지난달 대구 침산동 삼주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으며, 대우건설도 자회사 대우에스티를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사들이 각자 역량에 맞게 어느 지역, 또는 어느 정도 규모의 사업을 정해놓고 공을 들여오고 있었는데 대형사들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상황이 아주 힘들게 됐다"며 "중견사들은 가성비 말고는 대형사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특별히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형사가 중견사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오히려 중견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형사의 중견사 시장 진출은 중견사가 더욱 기업 경쟁력 향상을 꾀하도록 하는 자극제,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건축물의 품질확보, 예를 들어 하자가 줄도록 현장관리를 철저히 하거나, 옵션을 추가하는 방안 또는 가격 경쟁력, 지역 사정에 더욱 적합한 설계 등을 통해 경쟁력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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