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확산' 우려↑···환율, 장중 1152원 뚫고 연고점 경신
'팬데믹 확산' 우려↑···환율, 장중 1152원 뚫고 연고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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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6원 오른 1150.4원에 마감
强달러 지속···네고 수급은 상단 저지 확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마감된 코스피와 원·달러,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마감된 코스피와 원·달러,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 강화 탓에 장중 1152원을 넘어서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델타·람다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1150원대 형성된 네고(달러 매도) 물량에 따른 상단 저항이 여전해 환율 상승폭을 제한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6원(0.23%) 오른 달러당 11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 여파로 4.2원 오른 1152.0원에 갭업 출발했다. 오전 장중에는 상승폭을 키워 1152.7원까지 올라서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는 지난 14일(1151.9원)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지난 9일 장중 1150원을 넘어선 데 이어 14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연중 고점을 경신하는 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델타·람다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재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정체되는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로 인해 50개주와 워싱턴 DC 등 미국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지난주 일일 확진자수는 한 달 전과 비교해 3배 폭증한 3만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영국에서 방역 해제 첫 날인 19일 4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치명률이 10%에 육박하는 '람다형' 변이도 지난해 12월 남미 페루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세계 30여개국에 확인되고 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한 미국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92.9선까지 확대됐으며, 93선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달러 카운터 파티 통화인 유로화는 코로나19 충격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대비 유로당 1.18달러도 깨졌다. 이 외에도 엔화를 제외환 중국 위안화,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달러, 호주 달러 등에서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미국 증권시장도 이같은 우려로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5.81포인트(p) 급락한 3만3962.04로 주저앉았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9%, 나스닥지수는 1.06%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1.18%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5개월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환율이 오른 것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 경제 수준을 100% 회복한 미국의 경우 앞으로 추가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리스크오프 심리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기준금리 결정에서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신호를 내비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1150원선으로 형성된 네고 물량도 적지 않아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의 수출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늘어나는 등 수출 호조가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역시 45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 차장은 "7월 초 수출 호조 흐름이 계속되고 네고 물량도 꾸준히 출현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장중 한 때 1152원선을 뚫기도 했지만, 네고 수급에 막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현재 외환보유고 통계 수준을 볼 때 개인·법인 모두 포함해 역대 최고 수준이며, 1160~1170원 선으로도 네고 물량 출현이 다수 대기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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