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 '노도강'···원인은 '공급 부족' 
[초점]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 '노도강'···원인은 '공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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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 1년새 아파트값 3천만~4천만원 올라
양도세 중과로 매물 없고, 3기 신도시 효과↓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서울 외곽지역인 노원‧도봉‧강북구의 집값 상승세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도심권의 높아진 진입 장벽, 대출 규제 등의 이유로 중저가 단지가 위치한 이들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이들 지역에 집중시켰고, 결국 집값 상승세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구별로 살펴보면 노원구(0.35%), 도봉구(0.27%)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강북구도 노원구와 도봉구만큼은 아니지만 한 주 동안 0.18%라는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노원구는 올해 전체 누계 상승률이 4.75%로 이 부분에서 서울 내 1위다.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들 지역은 서울 외곽이지만 중심부부터 시작된 집값 상승의 불씨가 확실하게 옮겨붙은 모양새다.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1년 새 3000만~4000만원씩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노원구 4억7361만원→5억1491만원 △도봉구 4억2672만원→4억5595만원 △강북구 5억58만원→5억3084만원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가격이 올랐음에도 이 지역의 매물들이 대출 규제가 강해지는 기준인 '9억원'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수요자의 관심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확대 도입이 예정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내년 7월부터 2단계 도입이 예정돼 있어 주택 매수를 서두르는 수요자들이 나타나는 영향에 따라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9억원 이상 매물에 대한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9억원 미만 매물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9억원 미만 매물이 노도강에 많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내년 7월부터는 대출 총액이 2억원을 넘는 차주에게도 DSR이 확대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조급해짐에 따라 서둘러 매수에 나서면서 노도강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출 규제와 관련한 영향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노도강의 상승세 이유는 결국 '공급 부족'에 있다고 분석한다. 재건축 규제 등으로 인해 신규 공급이 미비한 수준이고, 양도소득세 중과로 인해 재고 주택의 매물도 적어 '호가 중심'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전체적인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공공재개발 정책도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수요자에게 주지 못하고, 3기 신도시도 입주 시점이 약 9년 후로 예측되는 가운데 사전청약 고분양가 논란까지 겹쳤다. 이에 수요자들이 재고 주택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면서 노도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노도강의 상승세는 이들 지역에 신축 공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재고 주택 매물 물량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호가 중심의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노도강을 포함해 중저가 단지가 위치한 지역들의 '키 맞추기'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재개발 등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어 노도강 등 중저가 단지가 위치한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기대했던 만큼 저렴한 분양가에 나오지 않아 이 또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정부가 3기 신도시로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입주 시기가 2030년으로 예측되면서 너무 늦어진다는 것이 문제"라며 "입주를 기다리는 대신 현재 매수에 나서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수요자들이 나타나면서 노도강 등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권부터 외곽지역인 노도강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진 것처럼, 현재 노도강의 상승세는 더 외곽에 위치한 경기도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 교수는 "도심권의 가격이 너무 올라 진입하지 못한 이들이 외곽으로 눈을 돌리다 보니 노도강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이라며 "노도강의 상승세가 경기도 등 더 외곽지역으로 번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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