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실적' 4대 금융지주, 중간·분기배당 보따리 푼다
'好실적' 4대 금융지주, 중간·분기배당 보따리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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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금융, 배당잔치 예고
연말 배당, '코로나19 불확실성'이 걸림돌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중간·분기배당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배당제한이 풀린 만큼, '주주 달래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려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27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중간배당이 아닌 분기배당을 계획하고 있고, 6월 말 기준으로 분기배당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고자 올해 6월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작년 주당 배당금을 고려해 분기별로 균등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분기배당 관련 사항은 오는 8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이 분기배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배당 잔치'를 열 예정이다. 앞서 KB금융은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지주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KB금융의 중간배당금은 주당 750원이다.

2009년을 제외하고 줄곧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200원 늘어난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우리금융 역시 주당 150원의 배당액을 결정,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농협금융도 첫 중간배당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배당에 나서는 까닭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역대 최고를 찍은 만큼, 더이상 주주환원 정책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배당 잔치는 올 상반기 거둔 호실적이 뒷받침해준 결과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이들 지주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당초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탓에 '배당 곳간'을 열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금융지주들은 주가 끌어올리기는 물론이고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선 그간 예고해왔던 주주환원책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그간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는 등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중간배당 정책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서 '배당 제한 20% 룰'로 인해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점에서 배당정책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의 연간 배당성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7% 안팎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금융권에선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 확산하는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이 연말에도 배당 보따리를 풀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비은행 부문 약진에 힘입어 금융지주들의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질 개연성이 크지만, 코로나 발(發) 경제 위축으로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펴기 힘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역시 자본관리 권고안을 종료하면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9월 말 종료 예정이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재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실물경제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향후 배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의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금융지주들이 배당잔치에 나서는 것에 대해 당국도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금융지주들도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배당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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