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산책] 올림픽 종목과 연상되는 악기
[클래식 산책] 올림픽 종목과 연상되는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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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정 퍼커셔니스트 
기현정 퍼커셔니스트 

4년마다 열리는 전세계인의 축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1년 미뤄져 현재 일본에서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선수입장 때 게임OST '드래곤 퀘스트'가 연주됐지만 1984년 LA 올림픽에서 조오지 거쉬인의 랩소디인 블루가 84대의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되는 등 클래식은 올림픽에 품격과 감동을 더해줍니다.   

현재, 대한민국 선수들도 다양한 종목에서 좋은 성과들을 내고 있는데요, 4년동안의 땀방울들을 단 한번의 시합에서 보여줘야 하는 우리 선수들 어찌보면 음악가들과도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하나의 연주를 위해 수 많은 시간 연습하고 노력하며 만나기위해,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그 순간을 위해 노력하는 연주자들과 비슷한데요. 오늘은 올림픽 종목과 어울리는 몇가지 악기와 그에 맞는 대표곡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 펜싱칼과 기다랗게 닮은 오보에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악기들의 음정을 조율해주는 악기가 바로 오보에입니다. 오보에(Oboe)는 목재를 사용하는 악기로 대표적 목관악기 중 하나인데요, 기원은 중세시대 군악대로부터 유입돼 영어로는 숌(shawm) 이라고 불리우던 악기가 지금의 저음역대 바순과 고음역대의 오보에로 변화했습니다. 호른 다음으로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로 뽑히는 오보에는 리드를 입안에 완전히 넣어서 테크닉 컨트롤이 힘들고, 세게 불면 음량이 줄어 아주 까다로운 악기 중에 하나이고 그러한 이유로 취미로 배우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악기입니다. 

오보에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곡으로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는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선교사가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연주하며 감동을 전한 1986년 영화 '미션'의 메인 테마곡이며, 이탈리아의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넬라 판타지아 노래로 더욱 더 친숙한 곡이기도 합니다.

◇ 야구글러브를 잡은 폼이 비슷한 호른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로 뽑히는 호른은 벨브식의 관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금관악기로 따뜻한 음색을 지닌 악기입니다. 아주작은 마우스피스와 둥글게 감겨 있는 관의 총 길이가 2m70cm~3m70cm정도이기 때문에 소리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호른의 유래는 동물의 뿔로 만든 신호용 나팔에서 찾을 수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사냥용으로 많이 사용되다 지금의 형태로 변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호른의 매력을 잘 나타낸 곡은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5번 2악장에서 바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2악장은 우아한 춤곡에 해당하며, 슬픔의 성격을 호른 솔로를 통해 더 극대화 시키는 작품으로 가장 차이코프스키다운 음악적 면모가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호른을 잘 표현한 작곡가 중 한명인 브람스는 그가 오랜 세월 동안 고심해서 완성해낸 심포니 1번 4악장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가슴이 확 트이는듯한 표현을 호른을 통해 나타냈는데요, 이 테마는 브람스가 평생을 사랑해온 클라라 슈만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음악으로 전했습니다.

오보에, 호른과 같이 목관악기와 금관악기가 적절히 올림픽에 사용된 경우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으로 쇼스타코비치의 페스티벌 서곡이 연주됐습니다.  

◇ 높이뛰기만큼 키 큰 더블베이스

얼마전 우리나라의 우상혁선수가 2m35cm의 높이를 뛰어넘으며 한국신기록과 함께 당당히 세계 4위를 거머쥐는 일이 있었는데요, 클래식악기 현악기군 중에 가장 큰 더블베이스가 2m 정도 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관객석 기준으로 무대 오른편에 자리잡아 음악의 가장 저음을 담당하는 더블베이스는 콘트라베이스(Contrabass)로도 불리우며, 크기에 비해 의외로 음량은 크지 않은 편이랍니다. 더블베이스란 이름의 유래는 의외로 단순한데, 베이스는 첼로와 같은 낮은 음자리표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낮은 음자리표내의 같은음을 두 악기가 소리낼 경우 더블베이스는 첼로보다 한 옥타브 낮은 소리를 내기때문에 두배 낮은 베이스음, 즉, 지금의 더블베이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더블베이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동물의 사육제(Le carnaval des animaux) - 생상스' 총 14개 악장으로 구성된 모음곡으로 두대의 피아노와 각각 솔로의 악기들로 이뤄진 곡입니다. 그 중 제5번곡 '코끼리'는 피아노와 더블베이스 솔로곡으로 코끼리가 무거운 몸으로 경쾌하게 왈츠를 추고 있는 모습으로 연상이 되는데요, 한번쯤 들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코로나19의 강력한 위력도 세계인의 스포츠정신을 꺾진 못하였습니다. 연일 안좋은 소식만 가득했던 4년간 땀방울의 결실에 온 대한민국 국민뿐만이 아닌 지구촌인 모두가 즐기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1년 늦춰졌기에 1년 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시작되는데요, 부디 그 때가 되면 코로나19를 모두 이겨내고 모두가 마음편히 즐길 수 있는 날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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