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업에 대출 우대"···은행권 ESG상품이 뜬다
"친환경 기업에 대출 우대"···은행권 ESG상품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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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연계 대출·적금 '봇물'···기업가치 판단 기준으로 급부상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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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ESG 연계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기업 등에 대출금리를 낮춰 주거나 적금에 가입한 친환경 실천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ESG 연계 상품은 은행 내 자체 ESG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고객사의 '착한 경영'까지 유도할 수 있는 '착한 대출'로, 은행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E △S △G 분야 중 하나에 해당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에 1.0%p 이상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ESG Grow-up' 특별대출을 지난 9일 선보였다. 대상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 평가등급 'BBB' 이상인 기업, 사회적경제·일자리 창출 기업, 지배구조 공시 기업 등이다. 해당 기업에는 경영지원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ESG 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은행 중 한 곳이다. 특히, 농업협동조합이라는 특색을 살려 ESG 실천 농식품기업을 지원하는 연계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NH농식품그린성장론'은 농협은행이 개발한 ESG지수에 따라 친환경을 실천하는 우수 농식품기업에 최대 0.6%p(기존 우대금리까지 합해 최대 1.5%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은행권 첫 ESG 대출이기도 한 NH농식품그린성장론은 출시 6개월여 만에 잔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8일 기준 잔액은 1조4557억원으로, 지원 대상 범위를 E,S,G 분야별로 대폭 늘리면서 농식품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달 11일에는 일반 개인고객들이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ESG 적금 'NH함께걷는독도적금'도 선보였다. 농협은행 애플리케이션 '올원뱅크'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탄소포인트 가입동참 서명시 0.3%p △걸음수 달성 구간별 0.1~0.4%p 등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친환경 유도 상품이다. 월 1000원~20만원 입금할 수 있는 6개월 만기 자유적금이다.

신한은행도 자체 측정한 ESG경영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 0.2~0.3%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ESG우수상생지원대출'을 올해 3월 출시했다. KB국민은행도 4월 ESG 평가기준 충족 기업에 최대 0.4%p를 깎아주는 'KB 그린웨이브 ESG우수기업대출'을 선보였다. 우리은행도 친환경 인증서, 4대보험 자동이체 실적 등을 보유한 ESG 우수기업에 1~1.5%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은행권의 ESG 연계 상품 출시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ESG 트렌드에 맞춰 국내 은행들이 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이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의 흐름이 ESG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으로 옮겨가는 추세와 연관이 깊다.

실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기관에 따르면 수익률 측면에서 ESG등급 상위권 기업이 하위권 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 실천 유무가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떠오르면서 국내 은행들도 대응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특히 각 그룹사에서 '저(低)탄소·탈(脫)탄소'를 주요 경영 어젠다로 내세우고 있고,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ESG 연계 상품에 주목하는 기조가 확산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ESG 상품에 대한 수익성 여부를 떠나 모든 금융사들이 ESG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련 상품 개발에도 계속 힘을 줄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과의 (ESG 상품) 경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현재 현업 부서에서도 추가적인 ESG 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실제 ESG 우수 기업으로부터 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금리, 한도면에서 혜택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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