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윤선 다리소프트 대표 "AI·빅데이터로 도로 위 안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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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도로위험정보 제공···유지보수·안전운전 가능
"자동차·보험 등 모빌리티 관련 산업과 협업할 것"
노윤선 다리소프트 대표. (사진=다리소프트)
노윤선 다리소프트 대표. (사진=다리소프트)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스타트업 1세대, 임베디드 개발자, 마이크로소프트(MS), 한컴위드 대표···.

노윤선 다리소프트 대표(57) 앞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한 그녀는 한국 IoT 임베디드 시초인 스타트업에 입사해 개발자로 활동하다 글로벌 기업에서 OEM 디비전 매니저로 변신했다. 이후 다시 한국행을 택했고 정보보호 기업이었던 한컴시큐어에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라는 옷을 입혀 한컴위드로 재단장시켰다.  

'도전'을 이정표로 삼아 달리는 노윤선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모빌리티' 분야다. 그중에서도 도로 안전 서비스와 자율주행 사업을 택했다. 도로의 안전을 함께 지킬 어벤저스도 꾸렸다. 국내 최초로 실시간 도로 위험정보 및 자율주행 기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다리소프트(대표 노윤선·정만식)'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다리소프트 사무실에서 노윤선 대표를 만났다. 노트북을 앞에 두고 앉은 그녀는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터뷰 내내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천진난만하게 웃기도 했지만, 산업과 회사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전문적인 식견을 내비췄다.

AI·IoT 기술 발전에 따라 모빌리티를 둘러싼 산업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가 선택한 신대륙은 어디일까.

◇ AI 딥러닝·정보가공···기후·온도·진동값도 빅데이터 

"도로에서는 많은 일들이 예고 없이 발생합니다. 도로 관련된 위험을 즉각 탐지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도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초기 사업기획으로 잡고 시작했습니다."

도로 위험정보 및 자율주행 기반 데이터 서비스라는 생소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스마트시티'가 있다. 한컴위드 대표 시절에 스마트시티 사업이 인프라 위주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러다 일산에 있는 공공연구기관에서 새로운 인공지능 비전 센싱 기술을 접하게 됐고 그 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실제로 국내 도로는 지속적으로 노후화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내 도로 유지보수 비용은 2030년 총 6조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18년 도로 유지보수에 사용된 금액(3조4000억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도로 위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지자체, 건설사, 자동차, 보험사, 스마트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다리소포트는 바로 이 점을 공략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확한 도로 정보 수집은 공공분야뿐 아니라 각 산업에서도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리소프트는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RiaaS(Roadhazard information as a Service, 이하 리아스)'를 개발했다. 차량에 설치 가능한 'AI 엣지 도로 분석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도로 환경, 기후 상황 등의 데이터로 수집하고 리아스에서 IoT 데이터를 관리,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사업 성공의 관건은 '데이터 수집'이다. 노윤선 대표는 "AI 엣지 도로 분석장치는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폰과 같은 CPU를 사용하고, 자동차에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OBD단자로 전원을 공급받는다"며 "도로 위험 관련 데이터는 물론이거니와 외부 충격에 대한 자동차의 진동값, 외부 기후조건, 자동차 이산화탄소 농도까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1년 3월부터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 기업들과의 사업협력으로 다리소프트의 AI 엣지 도로분석 장치가 택시, 순찰차 등에 탑재돼 도로 위 다양한 위험정보들을 탐지하고 있다. 그 결과 총 19만km를 탐색했고, 30만개의 도로위험 데이터셋 구축, 15가지의 도로위험물을 탐지할 수 있게 됐다.

◇ 다음 타자는 자동차·보험사···모빌리티 산업과 협업 기대

노윤선 다리소프트 대표가 AI 엣지 도로 분석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노윤선 다리소프트 대표가 AI 엣지 도로 분석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현재는 공공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타 산업과의 협업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이 제조 중심에서 소프트웨어(SW)로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지도, 보험 등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자동차 회사, 보험사, 지도 회사와 협업해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창의인재 플랫폼 제로원(ZERO1NE)에 참여해 모빌리티 사업 전략기획팀과 데이터 관련된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보험업계에서도 AI 도로 기술과 데이터 서비스를 접목하면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운전자의 습성을 파악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교정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곳에 자주 다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분석해 차등화된 보험료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사고 발생 이후에 도로·기후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면 사고 처리도 훨씬 빨라질 수 있다.

노윤선 대표는 "도로와 운전자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보험인수, 처리 과정에서 변화가 예상된다"며 "근래에는 운전자의 습성 분석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AI 엣지 도로 분석 장치를 통해 운전자 관련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면 안전한 행동까지 유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가 고민하는 분야는 보험업계 신시장인 '위험예방서비스'와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손해보험, 생명보험, 헬스케어에 위험예방서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 대형보험사 네이션와이드(Nationwide)는 법인 자동차보험을 대상으로 차량용 블랙박스의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법인 소속 관리자에게 졸음운전 경고를 보내기도 한다.

테슬라가 쏘아 올린 '자동차 보험업'에 대한 전망도 들어봤다. 테슬라가 자체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차량에 쌓이는 개인의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정보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노윤선 대표는 "국내에서는 자율주행차 제조사가 보험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운전자가 보험료를 내야 하는지, 제조사가 보험료를 내야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논의가 이어지면서 보험사, 자동차 기업 모두에게 도로 환경에 대한 시각적인 데이터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다리소프트의 기술이 모빌리티 산업에 더 기여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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