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글로벌] 대웅제약, 미국 진출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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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 손잡고 뉴론·알로플렉스 투자···보툴리눔 톡신 '주보'로 현지시장 2위 목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야경 (사진=대웅제약)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야경 (사진=대웅제약)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대웅제약이 전통 제약 강국인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달 새엔 새 파이프라인을 목표로 미국 신약 개발사 두곳에 투자했다. 이는 대웅제약이 올해 경영방침으로 삼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와 손잡고 미국 바이오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달 29일엔 미국 신약 개발사 뉴론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하고 파킨슨병 신약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시리즈A 투자는 시제품 개발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 직전까지 받는 투자를 말한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100만달러 규모의 뉴론 지분을 인수하고 뉴론이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먼저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뉴론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은 핵 수용체 전사인자의 일종인 널원(Nurr1)을 표적으로 삼아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이라 불리는 부위의 도파민 세포 사멸이 발병원인의 하나로 알려졌는데, 이 후보물질은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2022년 상반기 중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하고 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연구진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진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이달 19일에는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보스턴에 있는 신약 개발 회사 알로플렉스에 100만달러(12억원)를 투자했다. 알로플렉스는 면역세포치료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이다. 말초혈액 단핵세포(PBMC)로부터 유래한 자가세포 치료제를 활용해 광범위한 종양을 표적으로 삼는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한다.  

다만 뉴론과 알로플렉스에 대한 협력 방식엔 다소 차이가 있다. 알로플렉스와는 포괄적인 협업 차원이라면, 뉴론과는 우선협상권을 위한 좀 더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다. 이 같은 협업에 대해 대웅제약 홍보팀 담당자는 "유망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이자, 잠재적 가치가 있는 강소기업에 투자를 해 향후 기업 가치가 늘어나면 이익을 볼 수 있다"며 "지분을 확보하면서 공동 연구를 할 명분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2006년부터 미국 연구 그룹과 교류하며 현지 진출을 타진해왔고, 2009년 12월 뉴욕주 메릴랜드에 법인을 세웠다. 이후 2019년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로 현지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현지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2위 진입을 목표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주보는 한달 만에 2만명 이상에 시술됐고, 출시 첫해 3분기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보 시장 점유율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 2분기엔 2610만달러(304억원) 매출을 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사진=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미국의 바이오 혁신 생태계로 꼽히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캠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CIC)에도 입주했다. CIC는 1999년 생긴 공유 사무실로, 입주 기업 간 교류와 지역 연구소과의 협력이 활발해 보다 쉽게 연구·개발(R&D) 협업을 하고 합작 투자법인(JV)을 세울 수 있다. 보스턴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하버드대학과 벤처기업이 몰려있는 미국의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이기도 하다.

대웅제약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권을 위시해 세계 시장 전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임상 및 다국가 허가 개발 가속화와 함께 개방형 혁신 기반의 전략적 제휴, 투자 유치로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보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면서 이를 통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선진 시장에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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