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펄어비스 "어릴때 느꼈던 감정, '도깨비'의 시작점"
[인터뷰] 펄어비스 "어릴때 느꼈던 감정, '도깨비'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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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영상 속 맵 크기는 전체의 10분의 1 수준"
펄어비스 '도깨비'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가운데)와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왼쪽)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도깨비'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가운데)와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왼쪽) (사진=펄어비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펄어비스가 지난 26일 세계 3대 게임쇼인 독일 '게임스컴 2021'에서 공개한 차기작 '도깨비'(DokeV)가 연일 화제다.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독특한 세계관으로 풀어낸 '도깨비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순우리말로 지어진 게임명, 새로운 장르 그리고 펄어비스만의 개성이 묻어난 글로벌 도전작이다. 

특히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과금 위주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피로감과 맞물리며 도깨비는 영상 공개와 함께 유저들의 많은 환호를 받고 있다. 

펄어비스는 도깨비를 콘솔과 PC 플랫폼에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으며 높은 자유도를 중심으로 아름답고 화려한 오픈월드에서 실감나는 그래픽으로 구현된 메타버스 세계를 선사할 예정이다.

도깨비는 김대일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펄어비스 애니메이션 및 모션 캡쳐를 총괄하는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가 개발을 이끌고 있으며, 도깨비의 액션성, 타격감 등을 더욱 실감나게 구현하기 위해 검은사막 지적재산권(IP)의 액션 디자인을 담당했던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도 개발에 합류했다.

이 가운데 김상형 리드 프로듀서와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에게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펄어비스 '도깨비' 스크린샷.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도깨비' 스크린샷. (사진=펄어비스)

[다음은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이하 김)와 남창기 게임 디저이너(이하 남)와의  일문일답]

-도깨비 영상이 공개된 후 정말 많은분들이 관심을 보내주고 있다. 어떠한가?

△김-락스타(트레일러 주제곡 타이틀명)가 됐다.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반응이 좋았으면 하는 기대를 하긴 했는데, 이 정도일 거라고는 예상을 못해서 당황하기도 했다. 예쁘게 봐주신 거라, 더 멋있는 게임으로 보답하려고 한다. 저희 개발팀 모두가 노력하겠다. 

남-저 역시도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주실줄은 몰랐는데, 관심가져주신 많은 분들 덕에 개발팀도 힘을 얻었다. 이 힘을 기반으로 앞으로 더욱 좋은 게임될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겠다.

-개발 방향성, 변경된 장르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김-도깨비의 장르를 처음에 MMO 로 했었다가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변경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픈월드 그리고 액션 어드벤처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넓은 오픈월드에서 다양한 플레이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방향을 잡게 됐다. 

-이번 신작은 새로운 게이머 타깃층을 고려했을 거 같다. 핵심 타깃층이 있을까?

△김-도깨비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네 특정 타깃층을 집어서 개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연령대라면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다.

-도깨비를 수집 오픈월드로 장르를 설명했다. 여기서 수집 부분은 어떻게 구성되는지와 수집할 수 있는 도깨비의 종류가 많은 것을 떠나서, 수집 측면을 어떻게 기획하고자 했는지. 방향성을 듣고 싶다.

△남-먼저 도깨비는 사람의 꿈에 의해서 탄생하는 존재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권투 선수가 너무 되고 싶은데 주변에서 말리거나 부모님이 허락해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루지 못한 사람의 욕망이 꿈으로 표현이 되고, 이 꿈의 힘으로 인해서 권투를 하는 도깨비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도깨비를 플레이어가 게임을 이어 나가면서 도깨비에 대한 여러가지 힌트도 얻고, 이 힌트들로 인해 얻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특정 조건을 달성하게 되면, 도깨비 고유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면서 도깨비와 친구가 될 수 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도깨비도 있고, 특수한 조건을 요구하는 도깨비들도 있다. 도깨비마다 이야기를 겪고 경험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추가로 영상에도 나왔다시피 청소기로 도깨비를 잡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플레이어는 청소기를 활용해 도깨비를 잡는 것이 아닌 구해주는 행위이고, 이 부분에 대한 세세한 내용은 추후에 스토리와 함께 공개될 것 같다.

-도깨비 콘셉트가 전투와 오픈월드 탐험인데, 어떤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도깨비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의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컴퍼니라는 곳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들고 있고 일반 사람들은 안드로이드 로봇 때문에 삶이 더 윤택해지는데 하지만 이 컴퍼니는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빌런이다. 안드로이드 로봇의 AI기술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도깨비를 잡아서 AI칩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도깨비는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갖고 있는 꿈과 소원이 있는데 그걸 이루기 위해서 도깨비를 찾으려고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또 그 과정에서 컴퍼니가 도깨비를 실험 대상으로 삼고 억압하고 있다는 진실을 알게 되면서, 로봇들로부터 도깨비 친구들을 풀어주고 컴퍼니에 대항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게임 플레이의 중점은 어디에 두고 있는지.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예를들어 메타버스 처럼 가상 공간에서 이야기 및 놀이 등이 중점인지 아니면 전투나 육성 등 개발사가 제작하는 콘텐츠인지 궁금하다.

△김-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콘텐츠인 것 같다. 게임 본연의 즐거움, 그게 탐험이나 육성이나 수집이나 스토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 메타버스 적인 건 그 다음에, 플레이에 도움이 약간 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게임 개발에 영감이 된 것이 있나

△김-빅뱅도 처음에는 작은 점이었다. 그것처럼 도깨비도 작은 점이 있다. 대일님이 어느날 고스트 버스터즈 소방본부 레고 를 조립하고 있었는데, 그 때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다고 하셨다. 그 떠오른 감정이 좋았고, 이 좋은 감정으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 "어, 이거 몬스터 컬렉팅 게임 만들면 되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다. 그 시절에 오락실이 있었는데 고스트 바스터즈 처럼 몬스터에게 에너지를 보내서 잡는 플레이가 있었는데 그걸 무척 좋아하셨다고 들었다.

그 작은 점이 빅뱅이 돼 현재의 도깨비가 됐다. 처음에는 탑뷰 게임을 만들어봤다.. 그런데 너무 밋밋했다. 그래서 백뷰 시점으로 다시 만들어서 보니까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영감은 주로 일상에서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에서 많이 얻는다. 예를 들어 스케이트 보드 타는 장면이 있다. 그건 회사 앞에 안양 중앙공원에 갔을 때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노는 사람들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타는걸 봤다. 그래서 저걸 게임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산 같은 경우도, 어렸을 때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니면서, 우산을 쓰고 점프를 뛰면서 놀았던 게 기억이 나서 넣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나 추억들이 게임 개발에 영감이 많이 됐다.

어떻게 보면 '내가 어렸을 때 어땠지?' 대일님이 고스터 버스터즈를 생각하며 만들었듯이, 콘텐츠를 디자인할 때 나 자신이 어렸을 때 뭘 좋아했었지? 뭘 하고 놀았지? 이런 것들로 만들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강조했는데, 모두를 충족해야만 가능한 쉽지 않은 목표같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단순히 게임으로만 접근하면 어려워 보인다. 어떻게 개발을 계획했는지 궁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달라.

△남-막연히 서로 접속해서 같이 플레이하는 것도 있겠지만, 도깨비에 대한 힌트를 같이 찾을 수도 있을 것이고, 이 힌트들을 바탕으로 어떤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지도 같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게임 경험과 노하우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진행해나가는 과정에서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거리들이 많겠지만 혼자 플레이 한다고 해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도록 개발하고 있다.

-전투 시스템은 어떻게 설계하고자 했는지와 전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요가 듣고 싶다. 전투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전체적으로 한 번 쭉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남-이미 잘 아시듯이 저희가 제일 자랑하는 실시간 액션 기반의 전투다. 플레이 하실 때 '잘해 보인다'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사실 컨트롤은 간단하게 하고 있지만, 화면에서 느껴지는 플레이를 봤을 때 '오 나 되게 잘하고있는데?'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저희 목표다. 때문에 조작 난이도를 쉽게 하되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 계속 신경쓰고 있다.

-아 그리고 도깨비와 같이 공격하는 그런 장면들도 있더라.

△남- 아 그장면은 도깨비와 함께 필살기를 쓰는 장면이다. 도깨비는 평상시에 AI로 전투를 하고 있다가, 플레이어가 특정 상황에서 필살기를 사용했을 때 즉발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플레이 환경에서는 전투 상대에 따라서 좀 더 유용한 도깨비들과 함께 필살기도 사용하고, 여러 상호작용을 하면서 전투를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커다란 보스도 있었다. 공사장에 큰 것도 있고 약간 도룡뇽인가요? 그런 것도 있었다.

△남-네 공사장에 있는 보스는 저희도 아직 이름이 없어서.. 공사장 보스라 칭하고 있다. 도룡뇽 보스는 이무기라 칭하고 있다. 보스전 같은 경우는 기본적인 액션 위주의 전투도 있는데, 일반적인 전투와는 다르게 보스를 공략하는 중에 여러가지 패턴이 있다. 보스 공략 중에 퀵타임 이벤트를 활용해서 보스가 시전하는 공격을 멋있게 회피하거나 혹은 어설프게 받아치거나 하는 등의 공략하는 방식도 있다. 퍼즐요소들도 있어서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함께 있을 예정이다.

-아 그러면 보스 말고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로봇과의 전투는 조금 다른가?

△남-설명드리기에 앞서 먼저 꿈의 조각이라는 개념을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 이게 일종의 자원이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다가 부스트를 사용 한다거나 우산을 타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매달린 채로 점프를 한다거나 할 때 꿈의 조각을 사용할거 같다. 그런데 이걸 쓰면 순찰 드론들이 '누군가 꿈의 조각을 쓰고 있다. 또는 도깨비의 힘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감지해서 날아온다. 순찰 드론들은 컴퍼니의 보안관 같은 존재인데, 이런 상황이되면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하늘에서 드론들이랑 싸우는 장면! 기억난다. 그 외 또 어떤 경우에 전투가 발생하나.

△남-드론의 감지 범위 내에 있으면 드론이 꿈의 조각을 쓴 걸 발견하면 레이저 쏘면서 '꼼짝마'처럼 경고를 한다. 다른 드론이 안드로이들은 싣고 날라와서 전투가 시작된다. 

-트레일러에서 수직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탐험 외에도 전투 시 사용하는 것으로도 보였는데 맵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점프나 활공, 와이어 액션 등은 게임 플레이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남-어떠한 역할을 하기에 앞서 유저분들이 원하는 로망을 채워줄 수 있는 수단이 됐으면 하는 것이 첫번째 바람이다. 와이어 액션이나 하늘을 나는 것도 꿈의 조각이라는 자원을 소모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기술들은 전투 시에도 활용되겠지만, 퍼즐을 풀거나 어떠한 상황을 헤쳐나갈 때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활용하실 수 있을 것이다.

펄어비스 '도깨비' 스크린샷.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도깨비' 스크린샷. (사진=펄어비스)

-하늘은 난다고 하니까 든 생각인데 우산을 들고 어린 아이가 하늘을 날아다니면, 게임 속에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을까?

△김-네(웃음) 우산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기능이 몸을 숨겨주는 것이다. 도깨비 감투라고 아실 것 같다. 우리나라 도깨비 설화에 도깨비 감투가 나오는데 몸을 숨겨준다. 그 콘셉트가 들어있는 것이고, 또 어린 아이들이 우산 속에 숨으면 남들이 나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도 영감을 얻어서 넣은 것이다. 
 
△남-저희 집에서 아들과 딸이 이불에 숨어가지고 아빠 우리 숨었어~ 안보이지~ 그런 장난들을 치는데. 아이들이 이불속에 숨어 장난치는 것이 우리 게임에서는 우산으로 표현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도깨비 세상에서는 우산을 써서 숨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인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가 도로에 다니는데, 도로에서 자전거 타고 다닌다. 위험하지는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김-도깨비는 근미래를 표방하고 있는 게임이다.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게임 내 모든 자동자가 완전 자율 주행이다. 또 자동차들이 공유 플랫폼이라서, 사람들이 운전을 하지 않고, 교통 사고가 나지 않는 세상이다. 보행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람이 있으면 차가 스스로 멈추는 세상이다. 

-배경이 현대적인 대한민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트워크 측면에서 어떤 요소를 구현하는데 방점을 뒀는지 설명을 부탁린다.

△김-정말 정확히 보셨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긴 하다.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의도를 했다, 그렇다고 한국적인 것을 넣기 위해서 강박적으로 생각했다 하는 건 아니다. 제가 외국에 자주 가본 것도 아니고, 외국적인 어떤 것들이 눈에 익숙하지도 않다.

나에게 익숙한 걸 만들어야 제일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산에 살았었고, 서울에 있는 한옥 마을에 가봤던 경험, 우리 집이 있는 판교와 광교의 느낌, 스크린샷으로 공개한 부분에 있는 달동네의 추억, 경복궁에 갔을 때의 기억, 전주 한옥 마을, 문경새재 등등 이렇게 저희에게 친숙한 것들 가까이 있어서 가볼 수 있는 것부터 하려고 했던 것이다. 

'디테일 하다' 이런 말씀들도 주시더라. 그게 가능했던 게 바로 회사 건물 앞에 나가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을 넣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디테일해진 것 같다. 신호등도 펜스도 바로 앞에 있는 것들을 넣다보니 자연스럽고 디테일해진 것 같다. 우선 이런 것들부터 하고 나면 그 후에 다른 환경, 다른 문화로 확장이 가능하지 않나 싶다.
 

펄어비스 '도깨비' 스크린샷.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도깨비' 스크린샷. (사진=펄어비스)

-게임 내 배경이 되는 도시가 수평 그리고 수직까지 다양한 층으로 구현돼 있다. 평면적인 것보다 다양하게 설계해야 함을 의미하는데, 도시와 맵 디자인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김-원래 초기에는 평평하게도 해봤는데, 공간미가 없더라. 밋밋해 보였고, 그렇다고 대도시처럼 건물을 올리기는 좀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수직적인 부분을 추구하게 된 것 같다. 공간미가 있게 만들자고 했다. 이쪽을 보면 바다가 탁 트여있는데 저쪽을 보면 볼 것들이 다양하게 많은 그런 공간미?
 
-도깨비들의 디자인 측면에서, 각각의 도깨비 디자인은 어디서 모티브를 얻었는지 궁금하다.

△남-일단은 설화를 중심으로 많은 고민들을 했다. 저희 영상에 개미핥기처럼 생긴 도깨비를 보셨을 것 같은데, 사실 그 도깨비가 개미핥기는 아니고, 곰과 비슷한 모양에 쇠를 먹는 상상의 동물로 알려져 있는 불가사리를 표현한 것이다. 또 영상에서 보신 하늘을 나는 갓을 쓴 새가 있다. 그것도 한국 설화에 나오는 어둑시니다. 하지만 다 이런식으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자유롭게 영감이 떠올라서 디자인하는 것들도 굉장히 많다. 그렇게 했는데 게임에 적용이 안되는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은 벽화로 넣었는데, 그렇게 해보니까 게임이 더 풍부한 화면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좋더라.

-사실적으로 묘사된 배경이 인상적이다. 현실 세계가 그대로 게임 속으로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데 실존 지역을 제작한 것인지. 

△김-영상에서 보여진 지역은 큰 섬이다. 그래서 게임 내 배경은 울릉도를 참고로 했다. 실제 울릉도보다 고저차가 좀 더 있긴 하다. 그 외에도 회사 앞, 안양, 평촌, 판교, 광교 등 일상에서 만나는 부분들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었다. 그래도 색다른 맛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트레일러를 보면 솟대, 한옥, 해태상 등 전통적인 요소와 K-팝 스타일의 주제곡, 시가지 등 한국적인 요소를 잘 나타낸 점이 눈에 뛴다.

△남-솟대 부분이나 그 외에도 남대문 놀이나 연날리기 같은 것들도 게임 내 미니게임으로 경험할 수 있을것 같다. 아까 상영님이 말했듯이 한국적인 요소를 넣으려고 했던 것도 있겠지만, 이런걸 꼭 넣어야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개발한 것은 아니다. 개발하시는 분들이 제일 익숙한 게 그런 것들이라 그게 자연스럽게 표현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스크린샷에는 낙화놀이 하는 장면도 있는데, 처음에 낙화놀이를 보고 너무 예뻐서 이런 것들을 게임 속에서 더욱 예쁘게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실제 게임의 맵은 어느정도 규모가 될까?

△김-영상에는 흰고래 마을을 포함해서 두 마을이 소개됐다. 섬의 규모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영상에서 보신 지역들은 전체 섬의 10분의 1도 안되는 규모라고만 말하고 싶다. 오픈월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재밌고 질리지 않을 정도의 규모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다.

△남-실제로 저희 엔진 내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드리프트도 하고 부스트도 쓰면서 다녀봤는데, 섬을 한바퀴 돌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더라.

-현재 얼마나 개발이 진행됐는지. 그리고 대략적인 출시 시점은 언제로 예상하고 있는지.

△김-지금은 게임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서 언제라고 말씀드리긴 이른 것 같다. 다만 열심히 잘 만들겠다. 얼마나 개발됐냐 하는 건 현재 영상 내 게임플레이 장면들은 연속된 게임 플레이를 하는 과정 중에 몇 가지 장면을 편집해서 넣은 거다. 그러니까 실제 그걸 플레이하고 있는 정도로 개발이 이미 돼있는 상태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PC와 콘솔 플랫폼 동시 지원이라고 돼 있는데, 크로스플레이인지, 멀티 플랫폼인지? 

△김-크로스 플레이나 크로스 서버, 크로스 플랫폼 등 그 밖의 기능들도 고려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출시는 계획하고 있나?

△김-현재는 PC와 콘솔에 집중하고 있다.   

-과금 구조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김-아직 개발을 하고 있어서,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양해부탁드린다.

-메타버스를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커뮤니티 기능은 어떤 식으로 구현될까?

△남-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하고 있고, 게임 내에서도 이모티콘이나 소셜 모션 같은것들을 많이 사용할 수 있게 구현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적인 접근에 대해서도 더 많은 고민과 결정들이 필요하겠지만, 개발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모양새를 갖춰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차별성과 콘텐츠적으로 가장 큰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남-먼저 아주 높은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가 가장 큰 차별성인 것 같다. 이 높은 퀄리티를 기반으로 게임내 NPC들의 자연스러운 AI와 상호작용들, 그리고 도깨비를 수집하는 여정들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오픈월드에서 다수의 인원이 소환수를 끌고 다니면 서버 부하가 상당할 것 같은데 전투에 돌입할 때만 별도의 인스턴스 공간이 열리는 개념인가? 

△김-다수의 인원이 소환수를 끌고 다닌다고 해서 서버 부하가 생기지 않는 구조다. 기본적으로는 싱글 상태에서 게임 플레이를 하게 되는 형태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그러다가 어떤 콘텐츠를 즐길 때는 다른 플레이어와 같이 콘텐츠를 즐기게 된다. 물론 혼자 할 수도 있다. 

-온라인 플레이의 규모는 어떻게 구성할지와 게임 내 소셜 기능(이용자와 만남, 채팅 or 음성, 소셜 임팩트)은 어떻게 구현되나?

△남-멀티플레이 인원에 관한 것은 아직 디테일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개발을 더 진행해가면서 정해질 것 같고,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가 간의 상호작용은 몇 종류 정도이며, 이러한 놀이들을 넣은 이유, 앞으로 구현하고 싶은 것들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남-몇 종류라고 딱 잘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어떻게 놀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양하게 넣으려고 하고 있다.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같은 것들도 넣을 생각이다.

△김-제 본업이 애니메이터라 왠만한 상호작용은 다 넣고 싶다. 게임플레이를 할때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듯이 머리속에 생각나는 재밌는 상황과 디테일한 표현하고싶은게 욕심이다. 
 
-도깨비는 펄어비스 차세대 게임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했는데, 기존 엔진 대비 차이점은 무엇인지, 이번에 호평을 받은 그래픽 면에서 엔진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도 궁금하다.

△김-대단히 차이가 크다. 옛날과 지금의 게임 개발 방식 자체가 거의 상상할 수 없도록 게임 파이프라인이 바뀌었다. 배경을 만드는 것부터 캐릭터 올리는 것 디테일 같은 것도,진보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대일님이 항상 말씀하시길 '한 픽셀도 쉬어가지 마라' 그정도로 대단히 잘 만들어진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영상 중간을 보면 캐릭터가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다. 이런 부분 역시 중요한 콘텐츠에 해당하는건가요? 아니면 꾸미기 같은 상호작용 요소인가?

△김-중요한 콘텐츠로 해당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에 대한 건 아직은 비밀로 남겨두고 싶다.
 

펄어비스 '도깨비'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오른쪽)와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도깨비'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오른쪽)와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 (사진=펄어비스)

-개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김-힘들지 않고 즐겁다.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설레는 일이다. 또 안되는 걸 만났을 때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하고 고민하고 또 구현하는 과정에 희열이 있다. 대일님도 그렇고 많은 개발자들이 그런 면에서는 다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임 만드는 거니까! 즐겁다.

△남-이번 영상 준비를 하면서 영상을 촬영할 때 공교롭게도 대일님과 옆에 계신 상영님, 그리고 제가 모두 같은 시기에 백신을 맞게 됐어요. 세명 다 백신을 맞고 몸 상태가 너무 안좋은 상황에서, 약 먹고 버티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굉장히 뿌듯하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개발팀 내부 분위기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떤가? 

△김-대일님, 그리고 저, 창기님 이외 펄어비스의 모든 개발팀이 원팀이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검은사막, 붉은사막 프로젝트, 도깨비 프로젝트, 플랜8도 그렇고요. 이번에 도깨비할 때는 모두 같이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고 그렇게 하고 있다. 

△남-분위기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 검은사막팀과 검은사막 모바일팀에서 열심히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늘 감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김-게임 개발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펄어비스가 게임을 만든다는 건 개발을 직접하시는 분들만 만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회사 내에 다양한 부서, 다양한 분들이 있다. 지원을 해주시는 분들을 포함해 개발 내외에 계신 분들 모두가 계셨기에 게임이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남-제가 다른 영상에서 이런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다. 게임에 접속했을 때 내가 도깨비 세상에 들어왔구나 하는 감정을 느꼈었는데, 유저분들께서도 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앞으로 게임을 더 잘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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