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7개월 만에 최저···'슈퍼사이클' 전망 빗나가나
D램 가격 7개월 만에 최저···'슈퍼사이클' 전망 빗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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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반도체 D램 현물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PC용 D램 현물가격이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메모리 하락세가 가파르면서 4분기도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D램 현물가격은 주로 중소 정보기술(IT) 업체나 PC 부품 도매상이 거래하는 가격으로, 반도체 고정가격의 선행 지표다. 애플이나 구글, HP 등은 통상 분기별로 고정가격으로 대량 거래한다. 현물거래가 전체 반도체 제품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현물가격은 석 달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낙폭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체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고정거래 가격 역시 이르면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평균 3.88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8일 평균 3.875달러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올해 최고점이던 3월 말 5.3달러 대비 36% 하락한 것이다.

PC용 D램 현물가격은 올해 2월 평균 4달러를 넘어선 뒤 3월, 4월에 5달러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분기 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야외 활동이 늘고, PC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달러대에서 하락이 지속됐고, 지난주에는 3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선행지표인 현물가격 하락세를 보이면서 고정가격의 4분기 시장 전망은 한층 암울해 졌다.

실제 전날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8월 PC용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7월과 동일한 평균 4.1달러로 조사됐다.

하반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서버 시장 동향도 업계의 기대에 못미치는 분위기다.

트렌드포스는 전날 내놓은 리포트에서 서버용 D램 가격이 4분기 들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사 재고 수준이 높아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작년부터 올해 `메모리 슈퍼사이클` 돌입을 전망했던 증권가에도 최근 들어 4분기 피크 아웃(peak out·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현재 PC와 서버 업체가 보유한 D램 재고가 평상시 수준 이상"이라며 "D램 가격이 3분기에 고점을 형성한 후 4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D램 가격 하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에 대해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기준 D램 시장에서 점유율 41.7%를 기록한 반면 비메모리에선 2.2%에 그쳤다. D램 가격 하락이 오히려 경기민감도가 높은 메모리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비메모리 사업을 확대하는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전자 업계와 증권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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