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가계부채 '광폭행보'···감독·통화정책 수장과 잇단 회동
고승범, 가계부채 '광폭행보'···감독·통화정책 수장과 잇단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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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일 만에 정은보·이주열 상견례···가계부채 공조 약속
통화정책 수장과 회동 '이례적'···가계부채 추가 규제 예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주열 총재가 3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상견례를 갖고 가계부채 등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과 이주열 총재가 3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상견례를 갖고 가계부채 등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취임 4일차를 맞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이틀 만인 지난 2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상견례를 한 데 이어 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첫 회동을 가졌다. 두 회동의 주요 논의 안건은 '가계부채'다.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이로 인한 금융불균형은 한국경제를 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시행됐음에도 가계부채는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최근의 자산시장과 실물경제 간 괴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매수)'·'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등은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상황에서 고승범 위원장이 가계부채 관리 적임자라는 평가와 함께 우리나라의 금융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에 등판했다. 과거 금융위 재직 시절 가계부채, 기업구조조정 등 시장 안정화 업무를 도맡은 이력과 함께 지난 5년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서 국내 통화정책 운영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정권 말기인 만큼 고 위원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사실상 많지 않다. 취임 직후 감독당국 수장과 통화정책 수장을 연달아 만나는 '광폭' 행보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당시 금융감독원장이었던 윤석헌 원장과 취임 후 10일 만에 첫 회동을 가졌고, 이주열 총재와는 상견례를 위한 회동을 따로 가진 바 없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2017년 7월 취임 이후 기획재정부에서 주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 총재를 만나기 전까지 별도의 회동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이날 금융정책 수장과 통화정책 수장 간 단독 회동은 이례적이다. 한국은행의 역할인 통화정책에 대해 금융위원회 수장이 평가나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월권행위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이는 가계부채 문제 해소가 그만큼 시급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고 위원장과 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만큼 이번 회동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는 관측도 있다.

두 수장은 이날 누증된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공조하기로 약속했다. 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 등 글로벌 정책기조 변화가 경제·금융에 미칠 영향도 함께 점검·대비하기로 했다. 공조를 위한 추가 회동도 예고했다. 앞선 정은보 금감원장과의 만남에서도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문제에 공동 대응하자는 뜻을 전달했다.

가계부채 해법을 찾기 위한 고 위원장의 '광폭'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이 총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은행을 방문한 고 위원장은 기자들을 향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앞으로 이 총재와 가능한 자주, 많이 만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방식으로 가계부채 해법 찾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추가 대출규제 도입도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는다. 고 위원장은 이미 여러 자리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규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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