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급브랜드 '하향평준화'···또 다른 '하이엔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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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5구역 '써밋' 유력···8구역은 '아크로' 적용 
전문가 "소비자 수준↑···상위 브랜드 탄생할 것"
건설사별 하이엔드 브랜드.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건설 '디에이치', 롯데건설 '르엘',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 '아크로'. (사진=각사 제공)
건설사별 하이엔드 브랜드.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건설 '디에이치', 롯데건설 '르엘',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 '아크로'. (사진=각사 제공)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최근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힘을 쏟고 있는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약속을 남발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점차 '하향평준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유행이 지나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또 다른 브랜드가 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사업지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대우건설은 오는 16일 입찰을 마감하는 노량진5구역 재개발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량진5구역은 당사가 지속적으로 관심 있게 지켜본 곳"이라며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노량진8구역도 시공사 DL이앤씨로부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약속받았다. 지난달 30일 DL이앤씨는 노량진8구역 재개발조합에 '아크로' 적용을 결정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당초 적용하기로 했던 'e편한세상' 대신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내부 심의를 통해 해당 사업지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도 '아크로'를 제안해 수주한 바 있다. 해당 사업지에서도 애초 '드레브 372'라는 해당 사업지만의 브랜드를 내세웠다가, 다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드레브 372'를 제안했고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강남권, 한강변 등 주요 입지에 내세우기 위해 고안했던 하이엔드 브랜드의 적용 범위가 점차 넓어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희소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열렸던 북가좌6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만난 한 조합원도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사실 의미가 있나 싶다"며 "입주 시점에는 이미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구역이 더 많아져, 하이엔드 브랜드가 사실상 일반 브랜드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특정 브랜드의 유행이 지나면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하는 것처럼, 아파트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건설사가 조합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상황임에 따라 하이엔드 브랜드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애초 '브랜드'라는 것이 기존 브랜드의 유행이 지나면 새로운 것이 나오고 또 그다음 브랜드가 나오는 것처럼, 현재 하이엔드 브랜드의 상위 브랜드가 나올 수도 있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위 건설사 간의 '브랜드 각축전'이 벌어짐에 따라 조합원들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기존 수주가 무산되는 '시공사 해지'까지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조합의 요구를 들어줌에 따라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지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소비자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건설사 입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하이엔드 브랜드가 일반 브랜드화되면, 또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는 "기업으로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 시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과거 시공사의 기업명으로 아파트를 부르던 시대에서 '브랜드 아파트'로 통칭하는 시대로 변한 것처럼, '하이엔드 브랜드' 시대에서 향후 상위 브랜드에 해당하는 새 브랜드가 유행하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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