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규제 칼날에···네이버·카카오, 3개월 상승폭 반납
연이은 규제 칼날에···네이버·카카오, 3개월 상승폭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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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급락한 네이버(왼쪽)-카카오 주가 추이
이날 급락한 네이버(왼쪽)-카카오 주가 추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빅테크 기업 '쌍두마차' 네이버와 카카오가 8일 동반 급락하며 지난 석 달간의 상승폭을 모조리 되돌렸다. 각종 강력한 규제 조짐이 악재로 작용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장 대비 3만5000원(7.87%) 떨어진 4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0만원선이 위태롭기도 했다. 이날 기록한 주가는 지난 6월28일(40만8000원) 이후 최저치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6조원가량 증발하며 67조26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카카오도 전 거래일보다 10.6% 급락한 13만85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62% 내린 15만1500원에 출발 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14만원선마저 무너졌다. 이로써 지난 6월11일(13만5500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줄곧 지켜냈던 시총 순위 4위 자리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다.

'큰손' 외국인과 기관이 두 종목의 주가 급락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식을 각각 4323억원, 228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일간 순매도 종목 1~2위로, 3위 카카오뱅크(696억원)을 크게 압도한다. 기관 역시 카카오(1945억원)와 네이버(1204억원)을 대거 순매도했다.

잇단 규제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일부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관련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계열 금융 플랫폼에서 펀드와 연금 등 다른 금융사의 투자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없게 된다. 해당 금융상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는 것이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핵심 모델로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여기에 여권을 중심으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 강화 의지를 밝힌 점도 투자심리 하락을 부추겼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 토론회'에 참가해 해당 기업을 지적했다. 

송 대표는 "2015년 45개였던 카카오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118개로 증가했다"면서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고 했다.

그는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입점 업체에 대한 지위 남용과 골목 시장 진출, 서비스 가격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하나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규제를 예고했다.

최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다른 택시 앱 이용을 권유한 카카오T 가입 택시기사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등 카카오와 관련된 시장 독점 논란이 일어났다. 현재 국회에는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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