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30 절반이 '갭 투자'···"공급으로 패닉바잉 잠재워야"
서울 2030 절반이 '갭 투자'···"공급으로 패닉바잉 잠재워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대보증금 승계 비율 20대 71%, 30대 49% 달해
정부 대출규제 영향도···"충분한 공급 시그널 줘야"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서울 지역의 2030세대 대부분이 '갭 투자'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규제 등으로 현금 마련이 쉽지 않은 탓인데, 향후 집값이 조정받을 시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공급을 통해 부동산시장에 안정을 가져와 이러한 양상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4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의 서울 지역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20대의 임대보증금 승계 비율은 71%, 30대는 4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20대의 경우 매수한 평균 주택가격은 4억7200만원이었으며, 자금조달 방법은 임대보증금이 2억1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0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0대의 경우 매수한 평균 주택가격은 7억4100만원, 자금조달 방법은 역시 임대보증금이 1억90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30세대 대다수가 '갭 투자' 방식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2030세대가 조급한 마음에 '패닉 바잉'에 나섬에 따라,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대출규제도 젊은 층 대다수가 이 같은 방식을 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젊은 층이 '갭 투자' 방식을 택하는 데에는 공급 부족에 더불어 기존 주택시장에서의 대출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이 10억원인데, 대출 40%를 적용하면 이미 최대한도인 4억원을 채우기 때문"이라며 "레버지리 비율을 더 높이기 위해 전세를 끼고 사는 방식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집값 하락, 즉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으면 이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금 마련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력이 되지 않아 전세가율이 높은 물건을 매수한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도시 입주나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는 시기가 도래한다면 집값이 하락해 보증금 상환 시 부담을 안을 수도 있다"며 "갭이 적은, 즉 전세가율이 높은 매물일수록 상품가치는 떨어져 그 위험성은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충분한 '공급' 시그널을 줘, 2030세대의 패닉 바잉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주택 매수에 나서는 젊은 층 대다수가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부동산시장 안정을 통해 무리한 매수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부동산가격 안정을 이루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부동산 가치가 계속해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답은 결국 공급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