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뇌관 '2030세대'?···'빚투 열풍'에 27% 차지
가계부채 뇌관 '2030세대'?···'빚투 열풍'에 27%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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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청년 가계부채 증가율, 12.8%···여타 연령층보다 5%p↑
연령별 가계부채 증가율(왼쪽)과 청년층 가계부채 비중. (사진= 한국은행)
연령별 가계부채 증가율(왼쪽)과 청년층 가계부채 비중.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중에서도 2030세대 등 청년층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상승하고, 취약차주 비중도 다른 연령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자산시장과 연계된 청년층의 대출 확대는 예상하지 못한 자산가격 조정위험에 취약할 수 있고, 부채부담 등으로 소비활동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1년 9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대 및 30대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2.8% 늘어났다. 이는 총 가계부채 증가율인 9.1%보다 3.7%포인트(p) 크고, 여타 연령층(7.8%)과 비교할 경우 5%p까지 늘어난다.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1.1% 수준까지 내려갔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1분기 이후부터 분기별 평균 11.6%씩 늘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써 청년층 가계부채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확대돼 지난해 말 전체 가계부채의 27%에 달했다.

청년층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여타 연령층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청년층의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아 전세자금대출 비중(25.2%)이 다른 연령층(7.8%)보다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이 특징이다.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각각 30.5%, 29.5%씩 불어난 바 있으며, 올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청년층의 거래 비중은 36.6%에 달했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청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담대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주담대 및 신용대출의 증가세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지난 2018~2019년 30.4%에서 지난해 이후 41.5%로 확대됐고, 이중 주담대 기여율이 같은 기간 1.5%에서 6.6%로, 신용대출의 기여율이 8.3%에서 13.7%로 확대됐다. 

그중에서도 신용대출에 의한 주식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청년층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이후 다른 대출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 2분기 기준 20.1%(전년동기대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청년층 신용대출 증가율은 분기별 평균 18.8%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가상승 및 주요 기업공개(IPO) 등의 영향으로 개인의 주식투자가 확대되면서 청년층이 신용대출의 일부를 주식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저금리 기조 및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체 가계부채 DSR은 36%(2021년 2분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년층 DSR(37.1%)은 원금분할상환이 필요한 주담대 및 신용대출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준을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청년층 DSR은 3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청년층 취약차주 비중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연령층보다 청년층의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 2017년 9%를 상회하던 취약차주 비중은 올해 6.7~6.8% 수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청년층의 저소득 차주 비중은 올해 2분기 24.1%를 기록하면서 다른 연령층(14.4%)과 비교해 10%p가량 차이가 벌어져 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 낮거나, 신용도가 낮은 차주를 의미한다.

다만, 청년층의 연체율은 다른 연령층보다 빠르게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가계부채 연체율이 금리하락 및 정부의 각종 금융지원조치 등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8년 3분기 0.73%까지 올라선 청년층의 연체율은 올해 들어 0.39~0.40% 수준으로 내려왔다.

한은 관계자는 "전체 가계부채 증가 중 청년층의 기여율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주담대 및 신용대출 등 자산시장과 연계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청년층의 차입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자산 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취약할 수 있고, 부채부담 등으로 건전한 소비활동을 제약할 소지가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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