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저축은행 인재 모시기, 왜?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저축은행 인재 모시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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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대출 수요로 '사세 확장' 속도
"인재 확보·연봉 인상, 자연스러운 흐름"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권의 '인력 축소' 바람에도 저축은행업계가 신규 채용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대출 수요로 사세 확장에 속도가 붙은 만큼 인력 수급이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비대면·디지털화 행렬에 동참하면서 관련 개발 인력 모시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간 두둑해진 곳간 덕에 연봉 수준은 1금융권을 따라잡을 정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르면 내달 말쯤 채용공고를 내고 신입사원·텔러 공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규모는 30~40명가량이다.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아직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예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30명가량 뽑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공채가 이뤄질 것"이라며 "적합한 인재가 있을 경우엔 규모와 상관없이 모두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토금융본부와 인사본부, 디지털뱅킹사업본부 등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며, 상상인저축은행은 이달 수신텔러 신입·경력사원 서류 접수를 마쳤다. 서류전형과 1·2차 면접, 채용검진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저축은행들은 공채를 비롯한 상시채용을 통해 인력을 확충하는 추세다. 이런 움직임에 업계의 임직원 수는 1만명에 육박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임직원 수는 9726명. 이는 1년 전인 작년 6월 말(9585명)보다 1.5% 늘어난 수준으로, 3년 전인 2018년 6월 말(9010명)과 비교하면 7.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업무 효율화 때문에 희망퇴직을 꾸준히 진행하는 등 인력 감축에 나선 시중은행과 상반된 모습이다.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11만7834명에서 올해 6월 말 11만5804명으로 1.7% 감소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은 모바일 플랫폼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인해 관련 부문의 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사세 확장으로 인한 인원 충원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영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이 많이 생긴다"면서 "저축은행은 영업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앱 개발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인 만큼, 임직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재를 끌어오기 위한 당근책도 마련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권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연봉 수준 역시 상향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4개 대형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의 지난해 연봉총액은 469억5800만원으로, 전년(386억4805만원) 21.5%가 늘었다. 회사에 따라 성과급은 별도다.

저축은행들의 공격적인 채용 기조와 함께 연봉 인상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꾸준히 늘어나는 당기순이익이 발판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61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6360억원에 비해 66.9% 증가했다. 총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102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금융권에서 넘어온 대출 수요까지 저축은행으로 몰리면서 수익·자산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를 거쳐 업계가 성장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사세 확장은 당연한 것"이라며 "특히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역시 정보기술(IT) 개발자 등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인재 확보·연봉 인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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