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갈아타기' 상품 잇달아 중단···풍선효과 차단
은행권, '대출 갈아타기' 상품 잇달아 중단···풍선효과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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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이어 하나도 신규 대환 상품 판매 중단
"가계대출 관리 강화 불가피"···신한·우리, 주시
한 은행 지점에서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한 은행 지점에서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KB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일부 비대면 대출 상품에 대해 신규 대환(갈아타기)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권이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요청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은행에서 대출이 넘어오는 '풍선효과'를 미리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이 정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연 5~6%)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잇단 대출 제한으로 인해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추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만큼, 은행들의 대출 죄기는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오후 6시부터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갈아타기를 중단했다. 판매 재개일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대환대출은 다른 은행의 대출을 갚고 새 대출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금리 인상, 한도 제한 등에 나서자 대환대출 수요가 늘어났는데, 하나은행은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선 한동안 이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4.89%로, 대출 중단에 들어간 농협은행(7.29%)을 제외하면 하나은행의 증가율(5.19%)이 가장 높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4.90%), 우리은행(4.05%), 신한은행(3.02%) 등 순이다. 하나은행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은 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의 타행 대환대출을 일체 중단한 바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연말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대출을 조이려는 움직임은 도미노처럼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8월 말부터 신규 주택 대출을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분기별 한도 관리에서 영업점별·월별 관리로 전환, 지점별로 취급 대출 한도를 줄였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중단 외에도 전세계약 갱신 건에 대해 전세대출 한도를 '전세보증금 증액 범위 이내'로 축소하기로 한 상태다.

특히 풍선효과가 감지될 경우 나머지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시기는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 총량관리에 한결 여유가 있는 신한·우리은행 역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추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증가율이 비교적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대출 추이를 모니터링 중"이라면서도 "은행들이 대출을 막기 시작하면 언제든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필요시 추가 대응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분기별 한도를 두고 대출을 관리해오다 지난달부터 영업점별·월별 한도 관리로 전환한 것이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쏠림효과가 지속된다면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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