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패션 플랫폼 주도권 싸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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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트렌비·발란, 인기 연예인 내세운 광고로 소비자 관심 끌기
후발 주자 스마일벤처스, 도전장···저작권 위반 이유로 공정위에 제소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앞세워 선보인 온라인 광고 (사진=광고 캡처)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앞세워 선보인 온라인 광고 (사진=광고 캡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온라인 럭셔리 패션 플랫폼 업체 사이에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몸부림이 거세다. 소위 빅 모델이라고 불리는 인기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를 선보였다. 후발주자가 뛰어들면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럭셔리 패션 유통의 신진 세력으로 떠오른 플랫폼 3사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최근 두달새 일제히 빅 모델을 발탁하고, TV 광고를 내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TV 광고가 신뢰감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보통 온라인으로 처음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사는 소비자는 정품 여부를 포함해 신뢰 문제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는데, 이런 광고 노출은 의심을 덜어 준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을,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와 김우빈, 발란에선 배우 김혜수를 얼굴로 내세웠다. 이들은 광고에서 명품을 왜 백화점에서 사냐고 묻거나, 자사가 관련 업계에서 1위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머스트잇은 새 소비자가 66% 뛰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최근엔 후발 주자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현지 브랜드와의 정식 계약을 꼬투리 삼아 형사 고발하며 경쟁 업체를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일벤처스가 2019년 선보인 캐치패션 쪽은 지난달 배우 조인성을 광고 모델로 뽑고 "캐치패션이 아니라면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 "99.9는 100이 아니다"는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 이는 자사가 공식 럭셔리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기존 플랫폼 3사에 대한 도전장이기도 하다.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는 나아가 지난달 초 머스트잇·트렌비·발란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냈다. 부정한 방법으로 상품 정보를 얻고, 과장 광고를 했다는 이유다. 지난달 말엔 저작권을 위반했다며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스마일벤처스는 이들 플랫폼 3사가 매치스패션이나 마이테레사, 파페치, 네타포르테, 육스 같은 해외 플랫폼 웹사이트에서 상품 정보를 허가받지 않고 무단으로 수집한 뒤 판매에 활용했다고 본다.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가 배우 조인성을 광고 모델로 뽑고 제작한 홍보물 (사진=스마일벤처스)<br>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가 배우 조인성을 광고 모델로 뽑고 제작한 홍보물 (사진=스마일벤처스)

스마일벤처스는 "이들은 병행수입과 구매 대행 구조의 쇼핑 플랫폼으로, 판매자들을 위한 장을 제공하거나, 직접 병행수입해 상품을 확보하고 재판매하기도 한다"며 "이런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명품은 가품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구매 결정 요인으로 우선시되는 정품 보장을 내세우기 위해 과도한 부정 경쟁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국내 럭셔리 시장 규모는 세계 8위 수준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브랜드에서 한국 온라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럭셔리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덕에 럭셔리 패션 플랫폼 3사에선 희소식이 이어진다. 머스트잇은 2011년 창립 이후 연평균 80% 성장률을 이어오며 현재 2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게 됐고, 지난해 거래액 2500억원을 기록했다. 발란은 패션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8월에만 거래액 200억원을 넘겼다. 트렌비에선 지난해 1~11월 사용자 1인당 재구매율이 75% 뛰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대형 패션업체와 기존 패션 플랫폼에서도 입맛을 다신다. 앞서 패션 명가로 꼽히는 이랜드는 애플리케이션(앱) 럭셔리갤러리 띄우기에 나섰고, 무신사 역시 온라인 럭셔리 편집숍 무신사 부티크를 개설하면서 출사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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