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세 꺾인 동학개미···증권업계 3분기 실적 뒷걸음
위세 꺾인 동학개미···증권업계 3분기 실적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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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제외 증권사 5곳 순익, 2분기 대비 30% 감소
거래대금 급감에 브로커리지↓···4분기도 부진 지속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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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그간 호실적을 시현해 온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에는 기세가 다소 꺾일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복합적 대외 악재로 크게 부진하면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뒷걸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6곳의 올 3분기 순이익 합은 1조5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1조3745억원)와 비교해 21.7%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 분기(1조6725억원)에 비해선 4.35% 감소한 규모다. 

한국금융지주는 63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154%, 분기보다 110% 급증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법이익이 영업외손익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26.9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지분법이익 증가로 일회성 이익이 대거 반영된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하면 5개 증권사 모두 2분기 대비 순이익이 뒷걸음하는 셈이다. 5개사 합산 순이익은 9674억원에 그쳐, 전 분기(1조3708억원)에 비해 29.4%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올 3분기 순이익은 2321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2% 높지만, 전 분기(3565억원)와 비교해선 34.9%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 최초 '순익 1조원'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 2분기 순이익 270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던 NH투자증권도 전 분기 대비 29.1% 감소한 1917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1912억원)과 키움증권(1859억원)도 각각 27.2%, 15.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실적 부진 국면에 접어든 것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가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부터 '동학개미'로 일컬어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대거 입성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호조를 보였고 깜짝실적으로 이어졌지만, 올 하반기 들어 이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33조3420억원에 달했던 일 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7조677억원으로 18.8% 쪼그라들었고, 3분기 26조2900억원으로 다시 2.87%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9월 24조9490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은 정체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외 금리상승 환경과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 조치 등을 감안하면 개인 자금의 증시 신규 유입 강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에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가 추정한 6개 증권사의 4분기 순이익은 1조130억원이다. 3분기(1조5998억원)보다 36.7%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에 올해 상승폭을 모조리 되돌린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거래대금의 전례없는 증가로 증권사들이 규모 막론하고 호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현저히 달라졌다"며 "4분기에도 각가지 악재로 증시 불안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하고 있고, 이에 따른 감익을 피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IB(기업금융) 등 다른 부문이 여전히 견조하거나 사업 다각화 전략에 나선 곳은 브로커리지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그렇지 못한 곳과의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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